[안소연의 그린라이트㉕] 그 사람 마음에 들어가기
[안소연의 그린라이트㉕] 그 사람 마음에 들어가기
  • 안소연 칼럼니스트
  • 승인 2018.05.02 13:12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안소연 칼럼니스트▷성우, 방송 MC, 수필가▷저서 안소연의 MC되는 법 안소연의 성우 되는 법
▲ 안소연 칼럼니스트
▷성우, 방송 MC, 수필가
▷저서 <안소연의 MC되는 법> <안소연의 성우 되는 법>

<냉장고를 부탁해>를 즐겨본다. 샘 킴과 이연복 셰프가 특히 좋다. 샘 킴은 자기 철학을 버리지 않는 우직함이 좋고, 이연복 셰프는 깊은 내공 위에 유연한 순발력을 갖추어서 좋다.

실제 두 사람의 성품과 기질이 어떤지는 모른다. 어차피 우리 모두는 자신이 상대에게 덧씌운, 자신이 동경해마지 않는 이미지를 사랑하는 거니까. 그리고 자신이 동경하는 기질이라는 것도 완전 모순인 경우가 다반사다. 우직함과 유연함이라니...

이미 경지에 오른 8인의 셰프들은 오로지 그날 출연자의 입맛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결국 누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의 싸움.

모든 관계가 그렇다. 그 사람 마음을 사로잡아야한다. 그러려면 그 사람 마음에 들어가 봐야하는데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오늘은 상대방의 마음 읽기, 내 마음대로 상대방 마음 훔쳐보기 전략을 소개한다.

처음 만난 상대나 아직은 데면데면한 그 사람에게 연상 게임을 해보자고 하자.

첫 단어는 <하늘>이 제일 좋다.

“하늘에서 연상 되는 거, 아무 거나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거 말씀해보세요”

이 질문에 상대가

“구름”이라고 말했다 치자. (거의 8할의 사람들이 구름을 얘기한다.)

그럼 또 이렇게 물어봐주면 된다.

“그럼, 하늘은 이제 잊어버리고 구름에서 떠오르는 거요?”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하늘-

구름-

솜사탕-

놀이공원-

북적이는 인파-

피로 혹은 외로움?-

하늘에 떠가는, 누군가 잃어버린 헬륨 풍선-

UFO-

중국-

남북관계

.

.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위의 연상은 나 자신의 것이므로 의식의 흐름이 100퍼센트 공개 가능하다.

별 생각 없이 말 한 구름에서 솜사탕이 떠올랐고,

어린이날에 아이와 함께 놀이공원에 가야한다는 사실에 이어, 엄청난 인파 속에서 온 종일 아이와 남편을 대신해 줄이나 서야하는 처량한 내 신세, 그 순간 바라본 하늘에 떠 있던 주인 잃은 풍선이 어제 저녁 뉴스 속의 UFO로 치환되었다. 그런데 그 UFO는 중국에서 만든 초음속 비행물체로 추정된다던 기자의 말에, 중국은 남북관계, 한반도 통일의 최대 변수라는 평소 내 생각이 따라온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이 가장 천착하고 있는 주제의 낱말을 10개에서 20개 사이에 말하게 된다. 그 사람의 소망, 혹은 절망, 평소 습관... 많은 것을 보여준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만으로 알 수는 없다. 적절한 질문이 필요하다.

평소에 남북관계에 관심이 많으세요?

만약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물었다면

아, 네, 말 많은 대북 확성기 방송, 그걸 진행하는 사람이거든요. 라고 대답했을 거다.

놀이 공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요?

당근이죠. 회전목마밖엔 탈 줄 몰라요. 가족을 대신해 줄 서는 것이 저의 임무죠.

사랑은 궁금함에서 시작한다.

그 사람의 나이, 생일, 혈액형, 취미, 사는 곳, 좋아하는 음식... 별 게 다 궁금하다.

며칠 못 보면 그의 안부가 너무나 궁금하다.

궁금함을 해결하려면 물어봐야한다.

UFO에 관심이 많으세요?

아뇨, 그냥 어제 뉴스에서 봤어요.

이렇게, 그냥 알아가는 거다.

우리말에 ‘마음에 든다’ 라는 말이 있다.

“내 마음에 그것이 들어온다. 혹은 들어왔다.”

참 예쁜 표현이라고 나에게 한국어를 배우던 학생들마다 감탄하곤 해서 뒤늦게 ‘예쁜 말이군.’ 했던 기억이 있다.

내 마음에 들어 온 이의 마음에 나 또한 들어가 보아야 공평하다. 그가 마음 문을 잘 못 여는 사람이라고? 아니면 내가 그런 일에 재능이 좀 부족하다고?

그럼 연상 게임을 해보자.

떠오르는 대로 편하게.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는 거다. 언젠가 그 사람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관련기사

인기기사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