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쏘렌토 ⓒ기아자동차

【투데이신문 김도양 기자】 ‘패밀리 SUV’로 사랑받고 있는 쏘렌토에서 에어컨을 켜면 하얀 가루가 실려나온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른바 ‘에바가루’라고 불리고 있는 이 물질의 정체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해 화학물질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관련 청와대 국민청원에 참여한 인원이 8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청원의 작성자는 “2015년 3월식 기아자동차 올뉴쏘렌토 차주”라며 “운행 중 에어컨 송풍구에서 하얀가루가 날리고 차 안에 쌓이기 시작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보증 기간이 지나서 무상 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고 협력업체에서 크리닝을 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문제는 저 하얀 가루가 수산화나트륨이라고하는데 발암 물질이랍니다 리콜해야 마땅한 거 아닌가요”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청원의 작성자는 2018년식 기아자동차 올뉴쏘렌토R 차주로 자신을 소개한 뒤 “기아자동차 본사에 연락을 했는데 차를 팔기만 팔았지 예방 규정은 따로 없는 듯 책임을 회피했다”면서 “생산에서부터 잘못된 에바가루가 나오지 않게 설계를 다시 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네이버 카페 ‘올뉴쏘렌토 UM클럽’에는 쏘렌토 차주들이 자가 테스트를 실시해 하얀 가루가 떨어진 대시보드를 촬영한 사진 등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어 특정 차량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문제의 물질이 ‘에바가루’라고 불리는 것은 해당 가루가 에어컨 부품인 에바포레이터의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면서 벗겨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물질의 실체로 수산화알루미늄, 수산화나트륨 등이 제시되고 있다. 수산화알루미늄은 구토 및 변비를 일으킬 수 있고 다량 복용할 경우 장폐색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산화나트륨은 염기성 제독제의 일종으로 피부, 안구 등에 화상을 입힐 수 있어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돼 있다.

더욱이 이번 문제가 쏘렌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쏘렌토에 장착된 에바포레이터는 기아차의 협력업체인 두원공조의 제품으로, 같은 부품을 장착한 스포티지, K7 등에서 동일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난 18일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는 해당 문제에 대해 무상 점검과 수리를 해주고 있다”면서 “과거 다른 차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 품질관리 부서에 요청해 진상 조사를 요청한 상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결과가 언제 나올 지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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