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아피니토 미침해 심결 취소 소송
광동제약 식약처 승인 앞두고 분쟁 재점화
광동, 제네릭 개발 제약사 정체성 확립 기로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광동제약의 제약사로서 자존심 회복이 걸린 제네릭(복제약) 시장 진출이 특허 분쟁에 휩싸이며 제동 걸렸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는 표적항암제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의 특허를 두고 광동제약 등 국내 제네릭 출시를 앞둔 제약사와 특허침해 분쟁을 벌이고 있다.

노바티스가 보유하고 있는 아피니토의 물질특허는 지난 2014년 12월 만료된 이후 아피니토 제네릭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의 진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노바티스의 조성물특허(2019년 12월 만료), 용도특허(2022년 2월 만료)가 아직 남아 있어 국내 제약사와 특허권 해석을 두고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광동제약도 아피니토 제네릭 의약품 개발을 추진하며 노바티스와 특허권 분쟁을 첨예하게 벌이고 있다. 아피니토 제네릭 개발을 위해 광동제약은 지난 2016년 4월 노바티스 상대로 아피니토 조성물 특허 등을 무효로 하는 소극적 권리범위학인 소송을 제기했다.

광동제약은 같은해 8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생동성시험계획서를 승인받으며 아피니토 시장 진출에 한발짝 다가섰다.

노바티스도 가만있지 않았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7월 광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의 특허 침해를 이유로 특허심판원에 아피티토의 특허 권한을 확인하는 적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이 올해 2월 광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 손을 들어주면서 분쟁이 일단락 됐다. 특허심판원은 광동제약이 제기했던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소송에 ‘청구성립’을 심결하면서 광동제약은 특허 회피에 성공하게 됐다.

이에 노바티스는 최근 광동제약과 CTC바이오 등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특허심판원 심결에 불복, 특허법원에 심결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특허분쟁 불씨를 되살렸다.

이 같은 노바티스의 행보는 광동제약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의 아피니토 제네릭 출시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노바티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피니토 제품ⓒ한국노바티스
한국노바티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아피니토 제품ⓒ한국노바티스

표적 항암제인 아피니토는 현재 진행성 유방암과 신경내분비종양 표적요법(수니티닙 또는 소라페닙) 치료에 실패한 신장세포암, 결정성경화증(TS)과 관련된 뇌실막밀 거대세포성상세포종(SEGA) 등 다양한 질병에 사용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2016년 국내와 FDA에서 위장관 또는 폐 기원의 진행성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로 확대 허가받으면서 시장에서 거는 기대는 더 높아졌다. 유비스트와 IMS 데이터 등에 따르면 국내 연간 처방규모가 지난 2016년 147억원에서 지난 2017년 194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광동제약이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그동안 음료시장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제약사로 본질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온 광동제약으로서는 아피니토 제네릭 개발을 통해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향후 시장 선점을 통한 매출 신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다.

하지만 반대로 특허권 분쟁으로 아피니토 제네릭 개발에 제동이 걸릴 경우 타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광동제약이 신청한 식약처 승인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시장의 평가도 출렁거리고 있다. 광동제약의 특허 회피 소송 소식이 전해질 당시 높아진 시장의 기대감도 최근 한풀 꺽인 모습이다.

광동제약은 올해 초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연일 장중 신고가를 돌파해 왔다. 지난 4월 11일에는 1만1150원으로 장중 최고 신고가를 돌파하기도 했다.

아피니토 제네릭 개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 당시 증권가의 평가였다. 특히 지난 2월 아피니토 특허 회피에 성공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1만원대를 오가던 광동제약 주가는 다시 8900원 사이를 오가는 등 가팔랐던 상승세도 한풀 꺽였다. 최근 제약사에 불고 있는 ‘바이오주 거품 논란’ 악재가 불고 있는 가운데 다시 재점화된 아피니토 특허 분쟁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점화된 아피니토 특허 분쟁과 관련해 광동제약은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번 특허 분쟁과 관련한 입장에 대한 본지 질의에 광동제약 관계자는 “필요한 부분에 대해 대응하면서 예정대로 (아피니토 제네릭)개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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