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자신의 첫 재판에서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 등 혐의 1차 공판에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이후 진술과 재판을 거부하라는 주장이 많았으나 일국의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그런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모두진술을 시작했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이건희 회장) 사면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충격이고 모욕”이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삼성 회장이 아닌 IOC 위원의 사면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자동차부품회사 다스(DAS)와 관련해서도 ‘다스는 형님(이상은) 회사’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제 형님과 처남이 만들어 운영한 회사로, 30여년 간 가족들 사이에 소유나 경영을 둘러싼 그 어떤 다툼도 없었다”며 “여기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봉사와 헌신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법정에 피고인으로 서 있는 것이 참담하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다.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비자금 등 횡령, 법인세 포탈, 투자금 회수 관련 직권남용, 삼성그룹 뇌물 수수, 국가정보원 자금 수수, 매관매직 관련 뇌물수수, 대통령기록물 유출 사건 등 16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법과 상식에 맞는 재판 결과가 나오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