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전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정세균 국회의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전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오는 29일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퇴임을 앞둔 정세균 의장은 28일 “국민과의 약속을 천금같이 여기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숨 가쁜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국민 앞에 낯을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러운 기억도 있었고 기쁘고 보람찬 일들도 많았다.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의장이란 자리가 왜 중요한지 절감했던 2년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20대 전반기 국회 최대 사건으로 정 의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꼽았다.

그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가위기 상황에서도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탄핵안을 처리, 헌정의 중단과 국정공백 없이 새정부 출범의 마중물이 될 수 있었다”며 “이는 우리 국회가 들불처럼 일어선 민심을 깊이 헤아린 결과이자 입법부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재확인한 계기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이르면 오는 6월말, 늦어도 내년까지 개헌에 성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의장은 “국회에 개헌특위가 만들어지고 1년 반 동안이나 가동했는데 국회 개헌안 하나를 만들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성적표라 생각한다”며 “이제 개헌특위의 활동시한이 한달밖에 남지 않았고 지방선거라는 정치행사도 있지만, 빠르면 6월말이라도, 아니면 후반기에라도 국회가 여러 정파가 합의한 국회의 개헌안을 만들어야겠다. 국회의 독자적인 개헌안이 만들어져서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까지는 꼭 개헌에 성공했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그런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염동열·홍문종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해서는 “우선 ‘큰일 났구나’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의사결정이 국회에서 이뤄진 것에 대해 걱정스러웠다”면서도 “그러나 20대 국회가 불체포특권과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법을 개정함으로써 과거의 72시간이 지나면 없던 거로 했던 소위 ‘방탄국회’는 이미 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72시간 룰’과 같은 특혜는 없어야 한다는 정신은 여전히 살아있고 앞으로도 당연히 의원도 일반 국민과 똑같이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구금도 될 수 있고 제대로 벌을 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대결적 정치문화를 청산하고 다당체제에 걸맞은 협치의 모델을 확립해나가야 한다”며 “제헌 70주년과 국회개원 7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지난날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역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제 의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며 “다시 평의원으로 돌아가지만 공동체의 화합과 지속가능한 미래, 더 큰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진정한 의회주의자, 품격 있는 정치인으로 역사 앞에 당당하게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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