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현판을 천막당사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04년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현판을 천막당사로 옮기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지난 2006년 지방선거부터 각종 선거운동 기간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댓글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등의 국가기관을 동원한 충격적인 여론조작을 넘어, 무려 12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댓글조작이 자행돼 온 사실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더욱이 언론보도 대로 한나라당 시절부터 공식 선거캠프가 여론조작을 했다면, 이는 정치 브로커이자 일반인이 저지른 드루킹 사건과는 차원이 다른 범죄”라고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선거캠프에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여론을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이는 정당의 존립 근거조차 잃는 것”이라며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한 장소, 범죄의 방식 및 행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증거인멸의 시기와 방법까지 이명박 캠프 사이버팀원의 고백이 상당히 구체적인 것을 보면, 이는 일부 구성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치밀한 계획하에 이뤄진 조직적인 범죄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의 가장 큰 충격적인 점은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져 온 지난 10여년 동안 은폐해 왔다는 점”이라며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이며, 이제라도 국민 앞에 스스로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당의 공식선거운동 캠프의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여론조작 행위는 국민 주권의 핵심이자 헌법이 보장하는 선거권을 훼손한 헌정농단”이라며 “수사 당국은 철저한 수사로 지난 10여년의 범죄 행위에 대해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일반인인 드루킹의 여론조작을 빌미 삼아 방탄국회까지 일삼았던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정당에서 최소 2007년부터 공식 선거운동 조직을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활용해왔다는 사실은 매우 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 “더구나 이는 한 개인도 아닌, 정당의 공식 선거운동 조직에서 자행된 집단적인 여론조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문제를 지닌다”며 “한나라당에 이어 새누리당까지, 자유한국당에서 치러온 선거의 역사가 불법적인 선거운동으로 점철돼 있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한 정당에서 지속적으로 벌어져 왔던 명백한 헌법유린 행위에 대한 조속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한다”며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고, 책임자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한겨레>는 지난 2004~2012년까지 한나라당 모 의원의 사무실에서 근무했던 A씨의 폭로를 통해 당시 한나라당이 선거 때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댓글을 달거나 공감수를 조작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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