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창
ⓒ시대의창

【투데이신문 김도양 기자】 <자본론>으로 대표되는 맑시즘의 창시자 칼 맑스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관련 서적이 대거 출간되고 있다. 이 가운데 맑스의 연대기를 소설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디어 맑스>는 언론인 손석춘이 맑스의 사상적 동반자였던 엥겔스의 입을 빌려 편지 형식으로 써 내려간 평전이자 팩션이다.

이 소설 속 편지를 쓰는 엥겔스는 ‘청년헤겔학파’를 통해 맑스의 존재를 알게 되고 ‘라인신문’에서 일하는 맑스를 찾아가 만난다. 맑스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는 선망과 질투가 뒤섞인 미묘한 감정이 묻어 있다. 

저자는 이렇듯 생생한 목소리로 맑스가 거쳤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하나씩 풀어낸다. 맑스가 ‘프롤레타리아트’라는 말을 만들어낸 사건을 비롯해, 각종 저서들과 역작 <자본론>을 써가는 과정까지 친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문체로 맑스의 연대기를 읊어간다. 

그렇다면 저자가 19세기에 등장한 오래된 사상가를 지금 이 시점에 다시 소환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양극화, 부조리한 착취 구조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맑스의 생애가 보여주는 ‘변증법적’ 울림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데올로기 논쟁이 끝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붉은 악마’로 내몰리고 있는 맑스의 ‘민낯’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덧붙인다.

이에 저자는 ‘수염 없는 맑스’를 콘셉트로 내세운다. 맑스를 생각하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덥수룩한 수염의 박제된 맑스 대신 우정과 사랑을 나눴던 ‘인간 맑스’를 재조명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맑스의 사상과 삶에 관심은 있었지만 어렵고 멀게만 느껴져 접근하지 못했다면 <디어 맑스>를 통해 그에게 한층 가까워지는 계기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