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재보선 결과 따른 그들의 선택은 과연
김문수-안철수 후보 단일화, 당 대 당 통합 전제조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통합 이유는 하반기 원구성
민주평화당의 구애작전, 결국 정계개편은 이뤄진다
지방선거 성적표에 따라 운명은 완전히 달라지고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열린 법요식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공동대표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월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열린 법요식에 참석한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공동대표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가 지난 8~9일 진행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향후 정계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상임위원장 배정 문제는 물론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등으로 인해 정계개편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정계개편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후보 단일화에 나온 이야기가 바로 당 대 당 통합이다. 김 후보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 전제조건으로 ‘당 대 당 통합’을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도 절대 불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 대 당 통합 이야기는 지방선거가 끝난 후에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의 화두 ‘정계개편’

6.13 지방선거의 또 다른 화두는 바로 정계개편이다. 지방선거 직후 정계개편이 이뤄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하고 있었지만 지방선거 도중에 관련 발언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은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문수 후보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것이다. 후보 단일화 조건으로 당 대 당 통합을 꺼내 든 것은 뜻밖의 일이다. 왜냐하면 당 대 당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 내에 달성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때문에 당 대 당 통합 이야기를 꺼낸 것은 향후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지방선거가 끝나면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은 누구나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당 지도부는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특히 대패라도 하는 날에는 그 정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은 불가피하다.

또한 20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상임위원장 선출이라는 숙제도 향후 정계개편을 이끌 요인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재 의석수는 118석이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12석 중 11석을 차지한다고 하면 139석으로 원내 1당이 된다. 자유한국당이 만약 재보선에서 1석도 가져가지 못한다면 원내 1당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정계개편 이외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바른미래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이 언급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114석에 바른미래당 30석을 합하면 144석으로 원내 1당이 된다. 원내 1당이 되면 국회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상임위원장 가운데 요직도 차지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정계개편 이야기가 지방선거 도중에 나오고 있다. 김문수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당 대 당 통합을 이야기한 것도 지방선거 이후를 생각하고 있어서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로 정계개편 이외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물론 당 대 당 통합의 실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아 보인다. 하지만 당 대 당 통합론은 지방선거 끝난 후에도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오찬장인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7일 청와대 본관 충무전실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오찬장인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반발하는 바른미래당

이 같은 당 대 당 통합론에 바른미래당은 반발할 수밖에 없다. 이는 바른미래당의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안철수계와 유승민계가 통합한 정당이다. 안철수계는 국민의당 출신이고 유승민계는 자유한국당 출신이다. 따라서 유승민계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언제든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반면 안철수계로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처지다. 김 후보 측의 당 대 당 통합 제안에 안 후보 측이 반발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이 당 대 당 통합론에 반발하는 또 다른 이유는 보수정당의 주도권 싸움이다.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지방선거 이후 없어질 당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 자유한국당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면 아마도 자유한국당은 공중분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지방선거 이후 자유한국당이 알아서 없어지면서 정계개편이 이뤄지고, 그 주도권을 자신들이 쥐고 흔들 수 있는데 굳이 자유한국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수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에 대한 전제조건은 바른미래당이 지방선거에서 나름 좋은 성적표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야권 후보 단일화는 더욱 힘들다.

선거 후 정계개편의 양상은

문제는 바른미래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호성적을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 속에서 쉽지 않은 선거를 치르고 있는 것이 바른미래당이 처한 현실이다. 여기에 민주평화당 역시 바른미래당에 소속됐지만 평화당과 함께 행동하고 있는 의원들을 향해 꾸준히 구애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에 소속된 평화당 의원들은 비례대표 3명을 비롯해 5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계개편 바람이 불게 된다면 평화당은 이들을 포섭해야 한다. 따라서 정계개편은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방선거 이후 정국은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야권의 정계개편이 있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합종연횡을 할 수밖에 없다. 어느 한 정당이 사라질 수도, 또 어느 한 정당이 정국의 주도권을 틀어쥘 수도 있다. 그것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각 당이 받을 성적표에 따라 달라진다. 때문에 야당들은 보다 더 좋은 성적표를 얻기 위해 지방선거에 올인하고 있다. 그 성적표에 따라 각 당의 운명이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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