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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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김도양 기자】 정영목 번역가가 27년간 200여권의 책을 번역하며 갈고닦은 번역론을 압축해 책에 담았다.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는 알랭 드 보통, 필립 로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커트 보네거트, 등 대가들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겨온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첫 책이다.

책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저자는 번역이 태생적으로 타고난 한계에 집중한다. 텍스트를 중립적으로 읽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그는 “이것이 발생하는 원인이 번역 자체에서 온다기보다는 해석 행위에서 온다”며 “읽는 행위 자체가 자신의 맥락을 텍스트에 투사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저자는 ‘번역투’를 배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구애받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번역의 매끄러움에는 집착하지 않는다”면서 “저자의 문투를 무화하는 방향은 내 방침이 아니다. 그걸 어떻게 보존하느냐를 고민하는 쪽”이라는 입장을 밝힌다. 

나아가 저자는 번역을 세상과의 관계 맺기 차원까지 밀고 나간다. “번역은 기본적으로 타자와 매우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 행위이며, 그렇기 때문에 번역에는 번역가가 한 인간으로서 타자와 관계를 맺는 일반적 방식이 반영된다”는 논리다.

이렇듯 이 책은 번역 실무와 관련한 테크닉보다 번역의 윤리와 역할, 번역가의 글쓰기 문제 등 번역가나 번역가 지망생의 화두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씨네21> 김혜리 기자와의 인터뷰를 실은 1부 ‘번역과 나’에서는 저자가 번역에 발을 들일 당시 출판계의 환경, 그동안 번역가로 일하며 느낀 고뇌와 즐거움 등을 정리했으며 2부 ‘번역의 세계’에서는 저자의 번역에 대한 지론이 글로 엮였다.

꼭 번역가를 꿈꾸는 이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번역서가 어떤 고민을 거쳐 탄생하는지 궁금했던 이라면 <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를 통해 베일에 싸였던 번역의 세계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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