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피티 예술가 정태용씨의 그라피티로 훼손된 서울 중구 베를린광장의 베를린장벽 Ⓒ뉴시스
그라피티 예술가 정태용씨의 그라피티로 훼손된 서울 중구 청계천 베를린 광장의 베를린 장벽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청계천에 전시 중인 베를린 장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려 훼손한 그라피티 예술가 정태용(28)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13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정씨는 전날 오후 2시경 공용건물손상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같은 날 오후 7시 20분경 귀가했다.

정씨는 지난 6일 오후 11시 30분경 서울 중구 청계천 베를린 광장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유럽을 여행하며 베를린 장벽에 예술가들이 예술적 표현을 해 놓은 것을 봤는데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관심도 없고 흉물처럼 보였다”며 “건곤감리 태극문양으로 평화와 자유를 표현했다”고 진술했다.

이 장벽은 독일 베를린시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염원하며 지난 2005년 기증한 것이다.

정씨는 그라피티로 베를린 장벽의 서독 방향 면에는 노랑, 파랑, 분홍 등의 줄을 그렸고 동독 방향 면에는 ‘날 비추는 새로운 빛을 보았습니다. 내 눈을 반짝여줄 빛인지’ 등의 문구를 적었다.

정씨는 베를린 장벽에 그림을 그리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지난 8일 SNS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관련 증거자료 등을 보강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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