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크림 품귀현상 여전 "원유생산 감소로 불가피"
자영업자 발동동, 대안없이 2년만에 또 가격인상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가 생크림 생산을 줄여 품귀현상이 일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가격을 인상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울우유 생크림 생산 갑질 관련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탈리안 식재료 배송 유통업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매년 날씨가 더워지는 6월부터 9월 추석이후까지 서울 생크림 생산을 줄이고 단가를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는 “대리점 사장님들께서도 불이익을 당하실까봐 답답하기만하다고 하시고 있다”며 “저희는 레스토랑 배송을 하는데 생크림 부족현상으로 매년 여기저기 비싼가격에 매입을 해서 배송을 해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거래처에서도 불만이 많이 나오고 매장에서는 장사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저희는 수십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소량이라도 매입을 해서 배송을 해야만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자는 “우유는 남아돌고 있다는데 왜 날씨만 더워지면 생크림 생산을 줄이고 단가를 올리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며 “서울우유 본사 ‘갑질’을 바로 잡아주기 바란다”고 글을 맺었다.

서울우유 측은 최근 생크림 가격을 인상한 것은 맞지만 공급을 의도적으로 줄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생크림 공급 부족현상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원유량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생산구조상 불가피하다는게 서울우유 측의 설명이다.

생크림은 소에서 짜낸 원유를 탈지분유로 바꾸는 과정에서 나오는 유지방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통상 6~8월에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원유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생크림 생산량 자체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생크림만 단독으로 탈지분유를 생산하기에는 수익성 부담도 있다.

게다가 최근 몇해동안 원유업계가 원유 감산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생크림 소비는 날로 늘어나면서 품귀현상 또한 매해 반복되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생산량에 비해 수요량이 늘어나면서 공급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고의적으로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동네 카페나 제과점, 식당 등 대형마트나 대리점을 통해 생크림을 구입하는 개인 자영업자의 경우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대량 유통 계약을 맺은 대형 제과업체나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안정적으로 생크림을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급 불균형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서울우유 등 생산 구조상의 문제로 반복되는 생크림 공급부족을 해소할 대응책도 마땅히 내놓지 않고 있어 소비시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생크림을 구하기도 힘든데 가격마저 오르고 있어 생크림 소비층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취재결과 실제로 서울우유는 6월부터 생크림 공급가를 300원가량 인상했다. 이에 서울우유 대리점에서도 인상된 가격으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생크림 생산을 줄이는 것과 가격인상과는 무관하다는게 서울우유 입장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원래 생크림 가격이 제조 원가에도 못미쳐왔다”며 “이에 부득이하게 2년만에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우유는 생크림 품귀현상이 화두가 됐던 지난 2016년에 4%가량 가격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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