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내부고발자 교육?’ 언론대응 매뉴얼 논란
현대엔지니어링, ‘내부고발자 교육?’ 언론대응 매뉴얼 논란
  • 최병춘 기자
  • 승인 2018.06.21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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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게시판서 ‘직원 취재대응’ 내부 문건 공개
현엔 “취재협조 잘하라는 내용...원래 취지 왜곡”
ⓒ블라인드앱 게시물 캡쳐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직원들에게 배포한 언론 취재 대응 매뉴얼을 두고 내부고발자 단속을 위한 것 아니냐는 내부 지적이 나오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앱에 ‘현엔(현대엔지니어링) 내부고발자에 대한 직원교육방법’이라는 제목과 함께 회사 내부 문건으로 보이는 사진 3장이 게시됐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게시물에 공개된 사진 속 문건은 사측이 현장 직원들에게 배포한 언론 대응 가이드북 성격의 내부 문건 중 일부 인 것으로 학인됐다.

첫 번째 사진에는 ‘취재대응 Step by step’ 챕터 문건으로 기자와의 전화 연락시 대응 요령 등이 담겨있다.

기자의 이름이나 매체, 연락처 파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부정적인 내용의 경우 즉답을 피하고 ‘추후 답변’ 의견을 전달할 것을 고지하고 홍보팀과 답변내용을 협의하라고 고지하고 있다.

나아가 취재 내용의 홍보팀 해결 방법을 협의할 것을 제시하며 ‘기사 인터넷 미(未)게재, 사명 이니셜 처리, 사명 삭제’ 등을 예시로 들었다.

이어 ‘언론위기관리 개념’을 설명하면서 ‘사내‧외에서 발생한 사건‧사고가 언론보도를 통해 공론화되면서 야기되는 회사 이미지 실추’라고 언론 위기를 정의하며 최근 대한항공 갑질 사태 등을 실례로 들었다.

해당 문건에서는 ‘2018년 4월 대한항공 내부고발을 통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회의 도중 광고대행사 팀장을 향해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설명하면서 이로 인한 한진그룹의 주가 폭락, 대한항공 및 진에어 승객 수 급감 규모, 사정기관의 한진그룹에 대한 전방위 조사 착수를 거론하며 위기가 한진그룹 전체 위기로 확대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특히 ‘SNS 위기’를 회사 내부 정보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 채널을 통해 급속도로 유출돼 심각한 이미지 실추로 설명하면서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익명게시판에 공개된 현대엔지니어링 내부 문건 일부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특정 플랫폼을 이용한 사내 정보 유출, 거짓‧미확인 정보 확산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지속적인 임직원 교육과 관련 부서의 모니터링 강화를 통한 정보유출 방지에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적시했다.

특히 한샘 성폭행 사건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승무원 성희롱 논란이 대대적인 언론 보도로 이어진 ‘SNS 위기’ 사례로 소개하면서 기업문화 개선 요인 보다는 ‘회사 이미지 뿐만 아니라 개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된 사건’으로만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공개된 문건이 일반적인 언론 대응 메뉴얼을 넘어 내부고발자 단속 의도를 담아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라인드앱에는 ‘정상적인 뇌라면 이렇게 할까?’ ‘참부끄럽다’ ‘직원한테 이런 교육 시켜요’라는 글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게시물이 추가로 게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게시물 댓글에는 “특별한 내용 없는데...문제될 거 있나” “기업입장에서 이런 교육 어찌보면 당연한 거” 등의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도 일부 있었지만 “내부고발 할 일 없이 알아서들 잘하면 좋을 것을” “아직도 이딴 생각을 하는구나...” “캥기는 짓을 안할 생각부터해야지 막을 것부터...” 등 문건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내용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은 내부고발자 단속과는 무관한 원할한 언론 취재 대응을 위한 가이드북일 뿐임을 강조했다. 익명 게시물이 전체 문건 중 일부만 공개해 오해를 사게했다며 억울해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문건은)내부고발자 교육과 전혀 무관하며 현장직원들 언론의 취재가 왔을 때 취해야할 자세라든가 원할한 취재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가이드북”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익명 게시물 올라온 문건은 전체 십여 페이지 중 일부일 뿐”이라며 “직원들에게 취재협조 잘하라는 것이 주된 내용으로 취재협조 잘못해서 회사에 피해를 입게 하지 말라는 것인데 원래 취지가 왜곡돼 저희도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억울해했다.

또 “따로 교육을 하지도 않았다. 과거부터 제작해 온 것으로 최근 내용을 업데이트해 배포한 것으로 가이드북 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