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자 “무리한 작업지시·부실한 현장 안전관리 사고 원인”
사고 당시 안전관리자·현장소장 휴가 中…감독자 현장에 없어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화면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쳐화면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지난 5월 27일 동부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한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가족이 건설사의 무리한 작업지시와 부실한 현장 안전관리가 사고를 불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25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건설현장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와 관리감독자 배치로 더 이상의 사상자를 줄여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4일 현재 2만3404명이 청원에 동의할 만큼 건설 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 실태를 고발한 이 글은 청원 게시판을 넘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도 확산돼 공분을 사고 있다. 

청원글에 따르면, 청원자의 아버지는 20여년 경력의 목수로 부인과 세자녀를 둔 가장으로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숨졌다. 

청원자는 “이 사고는 동부건설의 관리감독자 지도하에 지켜져야 할 부분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일어나게 된 것”이라며 ▲잘못된 업무배치 ▲적절치 못한 인력배치 ▲부실한 현장 안전관리 등을 사고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목수인 노동자를 시멘트로 된 배수관 연결작업에 배치한 점과 안전하게 2인 1조로 작업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혼자 작업에 투입 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750kg에 달하는 배수관 연결작업에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었으며, 당연히 안전관리를 했어야 할 관리감독자도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청원자는 동부건설의 안일한 태도도 지적했다. 청원자는 “유가족임을 고려해서 해야 하지만, 동부건설은 정형화되고 획일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해 마무리를 지으려고 한다”며 “하늘같이 저희를 지켜주시던 아버지의 죽음도 아직 인정할 수 없는데, 너무나 사무적인 태도로 대하는 모습에 몹시 화가 치밀어 견딜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인원이 부족하더라도 본업에 맞는, 본인이 업무지식이 있는 업무에 투입되고, 안전관리를 철저히 준수해 안전에 더욱 더 신경을 쓴다면, 이런 불행한 사고들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된다”며 “건설현장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 설치 및 관리감독자를 배치해 앞으로 더이상 사상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청원글을 마무리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사고와 관련해 조사 중으로 당시 건설현장에는 안전관리자나 현장소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웠으며, 작업반장과 작업감독자는 근무했지만 사고당시 현장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사고와 관련 동부건설 측과 통화를 수차례 걸쳐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아 입장을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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