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근무 한달간 성희롱·성추행에 강제 근로까지
마사회, 1차 조사 후 조사내용 심판위원회 안건 올려

ⓒ뉴시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의 사업장에서 미투(#MeToo) 폭로가 불거져 나왔다. 

외국인 조교사의 원활한 한국생활을 돕기 위해 파견된 한 통역사가 한국인 마주와 외국인 조교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마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음에도 증거 부족 등으로 무혐의 판단이 나올까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일 비즈트리뷴은 보도에 따르면, 한국마사회 외국인 조교사를 위해 파견 근무를 나간 피해자 A씨는 한달 간에 걸쳐 외국인 조교사와 한국인 마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마사회 외국인 조교사를 위해 파견 근무를 나간 피해자는 한달 간에 걸쳐 외국인 조교사와 한국인 마주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마사회 자체 조사 과정에서 제출한 진술서를 통해 외국인 조교사가 “친구의 이혼한 부인과 성관계를 맺는 꿈을 꿨다”, “나는 잘 모르는 여자지만 성관계를 맺는 꿈을 꾸고 그 다음에 만나면 무척 호감이 간다”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또 병원에 종합검진을 동행 했을 때는 외국인 조교사가 “사타구니 부근에 수술한 적이 있어 통증이 있다”며 속옷을 입지 않은 채 환자복 하의를 내려 성기를 보여주려 했으며, 병원에서의 검진이 끝난 후에는 “같이 우리집에 갈래? 네가 나를 자장자장 재워주지 않을래?” 등 지속적인 성희롱에 대한 불쾌함을 진술서로 밝혔다.

아울러 한국인 마주 역시 “날 풀리고 더워지면 비키니 입고 말 수영장에 들어가”라고 하거나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나중에 찾아 갈테니 남자친구 없을 때 만나자. 안그러면 남자친구한테 혼난다” 등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성추행에 대한 폭로도 이어졌다. 피해자는 “관리사들이 팔과 가슴을 터치하기도 하고, 마주는 한 식사자리에서 요즘 화제인 미투 운동에 걸릴까봐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같은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2년 계약직인데도 불구하고 한달만에 그만뒀다”고 호소했다. 

A씨는 마사회의 진상조사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마사회 자체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고, 현재는 심판위에서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데 담당 조사관이 ‘가해자들이 모든 혐의를 부인해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판정이 나올 수 도 있다’고 말하며 제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우려했다.   

이후 A씨는 인터넷 모 카페를 통해 성희롱·성추행 및 성관계 요구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업무외 근로를 강요받고 타지 출장 또한 무급으로 강제 근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진술을 할 수 있는 양으로는 A4용지 2장을 꽉 채울 수 있지만 증거물로는 음성녹음 3개 정도 밖에 안된다”며 “마사회 자체적인 조사를 거쳐 결국엔 무혐의 무처벌로 조용히 묻히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 마사회 관계자는 “A씨가 직접 마사회의 인사팀에 찾아와 도와달라고 했다. 마사회 역시 최근 일고 있는 미투 폭로 등을 잘 알고 이에 따라 성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로 판단해 1차로 진상조사를 진행해 마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하지만 A씨가 마사회와 계약한 근로자가 아니고 외국인 조교사와 마주에게 마사회에게 직접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매달 개최되는 심판위원회를 통해 상벌위원회를 통해 당사자에 대한 징계를 할 수 있도록 진상조사 내용을 회의의 안건을 올려놓은 상황이며 그 결과에 따라 자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한번 유관단체에 성교육을 강화하고, 파견근로자의 계약 문제 등을 더욱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이 취임한 이후 3월 임직원을 대상으로 ‘2018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낙순 회장은 “성희롱, 성폭력 예방 교육은 건강하고 안전한 조직문화를 위한 출발”이라며 “서로 존중하는 문화로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말했지만 이번 성희롱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