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cs “연장근무 원칙적으로 금지…자발적 야근 막지 않아”
새노조 “대형마트·KT 갑질에 시간 외 근무 안할 수 없어”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KT의 자회사 KTcs의 대형마트 핸드폰 판매 직원 수백명이 수년째 연장근무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원칙적으로 야근을 금지하고 있다”면서도 “판매수당을 위한 자발적 야근까지 수당을 주지는 않는다”는 해명을 내놓아 논란의 불을 지피고 있다. 

KTcs는 컨택센터, 114, 통신유통사업 등을 하고 있는 KT의 자회사다. 이번에 사측과 마찰을 빚고 있는 KTCS 새노조 지회는 하이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휴대폰, 가전 등을 판매를 하는 파견 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 달부터 KTcs 새노조는 수년에 걸친 연장근무 수당 체불과  일터인 대형마트, KT본사 등의 갑질 문제를 제기하면서 고용노동부에 사측을 고발해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최근 도입된 KTcs의 영업관리 시스템 케이콘(K-CON)은 직원이 출근시 체크하는 기능은 있지만 퇴근을 확인 할 수 있는 기능은 없어 시간 외 근로수당을 주지 않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재연 KTcs 새노조 지회장은<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기본 근무시간 외 대형마트 등이 요구하는 근무를 수년째 지속해 왔다. 이 문제를 거론하면 대형마트, KT 등의 관리자로부터 ‘강성’으로 찍혀 타 지점이나 부서로 쫓겨나거나 현장 판매원으로 강등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환경에서 야근을 거부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야근을 인정하지 않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단 한번도 야근 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 정해진 근무시간만을 근무 할 수 있게 대형마트, KT와 협의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보고했지만 사측은 들어주지 않았다. 또 근무 시간외 근무에 대한 수당 지급도 거부했다”며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그는 최근 도입된 케이콘(K-CON)을 언급하며 “케이콘(K-CON)은 이전에 있었던 RS사이트를 개선하고자 만든 것이지만 출근 버튼만이 있는 비상식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에 있었던 사이트는 출/퇴근과 함께 실적관리를 할 수 있었으나, 글을 게재할 수 있는 게시판과 자료 등을 확인 할 수 있도록 개선한 케이콘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바뀐 이후 퇴근 버튼은 사라지고 출근 버튼만이 남아 있다. 이는 시간외 수당을 주지 않기 위한 회사의 꼼수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노조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형마트와 KT 측의 갑질에 대해 KTcs가 제대로 된 방어를 해주지 않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회장은 “센터장을 통해 본사 측에 여러 차례에 걸쳐 이에 대한 보고를 올렸지만 제대로 된 대처를 해주지 않았다”며 “마트와 KT의 갑질 사이에서 KTcs 직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따를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KTcs “야근은 원칙적으로 금지…자발적 야근 수당 지급 안해”

KTcs 새노조의 임금체불과 대형마트, KT본사의 갑질 주장에 대해 사측은 “야근은 원칙적으로 금지이며, 현장에서 보고는 거의 올라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KTcs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통상 오전 11시 출근, 오후 8시 퇴근이 원칙으로 더 이상 일하지 못하도록 현장에 가이드를 내리고 있다”면서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원칙으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엔 회사에 알리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판매 수당을 기대하고 하는 자발적 야근까지 못하게 막을 수는 없다”며 “자발적으로 야근하는 것에 대해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KTcs관계자는 ‘야근수당을 지급한 사례가 있냐’는 질문에 “지급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또 노조가 제기하는 대형마트와 KT본사의 ‘갑질’에 대해 그는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본사에 보고를 올라오면 이를 회사 차원에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직원들의 보고가 3차례 올라온 적이 있어 이에 대해선 회사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인식1등분야 CEO표창의 주요 공적 내용 ⓒ이재연 KTcs 새노조 지회장
고객인식1등분야 CEO표창의 주요 공적 내용 ⓒ이재연 KTcs 새노조 지회장

출근만을 체크하는 케이콘에 대해선 “케이콘은 영업 관리 시스템으로 기본적으로 실적 관리를 위한 것이다. 예전에 직원이 출근하지 않는 일이 종종 있어 출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능은 있지만 출근 시간 등은 확인 할 수 없도록 돼 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본사 답변에 대해 노조 측은 “출근 시간을 당연히 확인할 수 있다”며 사측의 해명을 반박하곤 “올해 초 CEO 표창을 받은 케이콘 개발자의 공적을 살펴보면, 출/퇴근 관리가 케이콘의 주요 기능 중 하나로 나온다”며 이를 기자에게 공개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도 ‘고객인식1등분야 CEO표창’을 받은 직원은 출/퇴근, 판매 실적관리 기능 고도화 및 모바일 버전 개발로 사용자 편리성 강화해 업무효율성 향상을 이뤘다고 적혀있다. 

노조는 KTcs가 현장의 근로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만을 내세우며 수년째 직원 수백명의 연장근무 수당을 주지 않는 점을 고용노동부에 고발하고 규탄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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