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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KT에서 낸 안전지침ⓒKT새노조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거듭된 노동자 중대사고와 관련해 KT가 긴급대책으로 현장에 안전모 착용 사진을 찍어 보고하라는 지침을 내리자 노조가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KT새노조에 따르면 KT는 지난 9일 ‘안전사고 예방, 필수활동(즉시 시행)’ 지침을 내렸다. 지침에는 아침행사시 개인책상에 안전모 비치, 출동 전 작업공정 체크 등 점검 실시 등 개선사항과 함께 ‘작업 중 셀프(self) 점검’ 내용으로 작업조장이 오전과 오후 하루 두 번 작업 중 안전모 착용 작업모습을 촬영해 CM 팀장에게 보고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해 KT새노조는 지난 11일 긴급 성명을 내고 “KT는 중대재해의 대책으로 매일 오전, 오후에 안전모 쓰고 작업하는 사진을 찍어 팀장에게 보고하라는 엽기적인 대책을 내놓았다”며 “우리는 사진 보고로 산업안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KT경영진의 안이한 발상이야말로 바로 KT 산업안전의 최대 원인이라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대책이야말로 모든 산업재해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는 황창규 회장과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KT그룹 업무와 관련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재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3일 제주에서는 기상이 악화된 상황에서 케이블 보호를 위한 수목 제거 작업 중 작업자가 추락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고와 관련해 노조 측은 ‘2인 1조’ 작업 원칙이 준수되지 않아 발생한 사고라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5월 30일 KTS 경기도 양주에서 슬레이트가 무너져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달 14일 서울 관악에서 시장 슬레이트 지붕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제주에서는 지난 4월 4일 전주에서 작업중 감전으로 추락한데 이어 한달 뒤인 5월 3일에도 노동자가 전주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KT새노조에 따르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 8건의 큰 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노동자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상을 입었다.

KT새노조는 “이런 중대재해에 대해 이미 KT새노조는 황창규 회장과 경영진에게 그룹사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뒤늦게던 연이은 사고가 발생하자 대책을 마련했지만 그 대책이라는 게 경악할 수준”이라며 “이에 우리는 다시 한 번 황창규 회장에게 산업안전을 위한 근본적 대책 수립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KT관계자는 본지에 “사고방지와 노동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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