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6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강남 왁싱업소 여주인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열린 여성혐오 살인 사건 공론화 집회가 열렸다 ⓒ뉴시스
지난해 8월 6일 강남역 10번 출구에서는 강남 왁싱 업소 여주인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열린 여성혐오 살인 사건 공론화 집회가 열렸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일면식도 없는 왁싱 업소 여주인을 찾아가 살해한 3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1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모(32)씨에 대해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더해졌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수단·결과, 범행 후 정황 등을 토대로 변호인의 주장을 정상참작하더라도 배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배씨는 지난해 7월 서울 강남 소재의 한 왁싱 업소에 손님인척 찾아가 왁싱시술을 받은 후 주인 A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배씨는 범행 과정에서 A씨의 휴대폰과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내고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 결과 배씨는 인터넷 방송을 하는 BJ가 올린 유튜브 영상에 등장하는 A씨의 업소를 본 후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주택가에 위치했으며 혼자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1심 재판부는 “배씨의 범행은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저지를 수 있다고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수법이 잔혹하다”며 “A씨는 아무것도 모른채 비참하게 삶을 마감했고, 유족과 친지들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슬픔과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게 됐다”며 배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도 “배씨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피해자를 상대로 너무나 잔인하고 참혹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물을 취하려는 목적을 이루고도 끝내 피해자를 무참하게 살해한 후 피해자의 카드로 돈을 인출해 유흥업소를 이용하는 등 용납하기 힘든 반사회적 행태를 보여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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