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종합건설 비리‧갑질 주장하던 하청업체 직원, 끝내 스스로 목숨끊어
서해종합건설 비리‧갑질 주장하던 하청업체 직원, 끝내 스스로 목숨끊어
  • 최병춘 기자
  • 승인 2018.07.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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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안타까운 일...의혹은 검찰 조사서 무혐의 결론"
지난해 3월 27일 열린 서울동부지법원 준공식 모습(사진=뉴시스)
지난해 3월 27일 열린 서울동부지법원 준공식 모습(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지난해 준공된 서울동부지법원 시공을 맡았던 서해종합건설을 상대로 비리의혹을 제기하고 하도급 갑질을 주장하며 분쟁을 벌여온 하청업체 직원 A씨(52)가 이 같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지법 앞 대로변에서 숨진 채 발견 됐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됐고 인근 차량 블랙박스 등을 확인한 결과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A씨가 남긴 유서에는 “밀어부쳐 이길수가 없었어요. 새벽 일찍 일어나 열심히 일한 대가가 이렇습니다. 대기업 권력 갑질, 적폐청산, 다 필요없는 단어이고 사치입니다. 다음에는 이렇게 바보. 멍청이 같이 살고 싶지 않네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같은 A씨의 비극적 선택의 배경에는 서해종합건설과의 갈등이 있었다. A씨는 송파구 문정법조타운 동부지법원 신청사를 건축하는 과정에서 시공사인 서해종합건설이 수억원대의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조달청에서 제공한 벽돌이나 시멘트 등 1억9000만원 가량의 관급자재를 몰래 빼돌려왔다고 주장해왔다. 나아가 서해종합건설 직원들이 뒷돈을 요구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공정거래조정원에 민원을 신청하는 한편 검찰에 고발했다. A씨는 이를 입장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증거자료로 제출하기도 했다.

또 공사 중 발생한 흙 처리 비용 등 수억원대 하도급 대금 미지급 문제를 두고 서해종합건설과 민사소송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A씨의 기대와 달리 서해종합건설의 관급자재 횡령 혐의에 대해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A씨의 고발로 수사에 나선 검찰은 지난해 11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A씨가 항고에 나서 올해 2월 서울동부지검이 다시 수사에 나섰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혐의없음’이라는 같은 결론이 내려졌다.

A씨는 이 같은 수사기관의 판단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하며 재수사를 촉구해오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사망 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서해종합건설의 갑질 등을 폭로하고 재조사를 촉구하는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 A씨는 유서에서 “제 힘으로는 이길 수가 없었습니다. 제대로 조사도 안하고 어울하고 원통하며 진실을 묻혀 버리는 대한민국이 대단합니다. 두려워서 무섭고 정말 힘들다. 다시한번 조사해 주세요. 억울해요”라며 재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해종합건설 관계자는 A씨 사망에 대해 “안좋은 일이 발생해 아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생전 A씨가 제기해온 자재 횡령 의혹에 대해서는  “A씨가 자재를 이동한 것을 두고 빼돌린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미 검찰 조사를 통해 무혐의로 결론 난 것”이라고 부인했다.

또 하도급 대금 미지급 문제에 대해서도 “하청업체가 교체되면서 공사기간이 길어지다보니 비용도 늘어나면서 A씨와 하도급업체 S사가 손실을 본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회사입장에서는 체결한 도급 계약대로 단가 적용해서 공사비를 이미 다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하도급 대금 미지급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민사소송건은 다음달 17일 선고가 날 예정”이라며 “공사대금을 다 지급한 만큼 큰 문제없이 선고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