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실체 확인할 수 없는 글, 회사 입장 없어”
노조, “사측 공동 고소인 제안 거부 왜일까?”

ⓒLG화학 노동조합 청주지부
ⓒLG화학 노동조합 청주지부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익명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의 LG화학 직원 공간에 노조원과 그들의 가족을 성적 비하한 글이 게시돼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노조는 사측에 함께 수사 의뢰를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집회를 열어 규탄했다. 

지난 23일 LG화학노동조합 청주지부가 공개한 ‘블라인드’에 올라온 노조원 비하 글을 살펴보면, 노조원을 가르켜 ‘못배운새끼들이...’라고 언급하거나 “어떻게 세우고 지키고 유지하는 나라이고 내 회사인데 이딴 빨간물 들일라구 하냐”, “임단협 카드로 가져갈라고 OOO 하나본데 OO들 OO같으면 이직하든가 북한가” 등의 노조 비하글들이 게재됐다. 

특히, 해당 글의 댓글에는 “니네 마누라들은 니네가 OOO하는 거 아냐? 내가 OO에서 OO O들 수두룩 하더라”, “남편 야간수당 값으로 호텔 가더라” 등 노조원의 가족까지 욕보이는 발언들도 이어졌다. 

블라인드 어플리케이션 사용을 위해선 본인이 직접 사내 메일을 통해 인증절차를 거쳐야하는 만큼 문제의 글은 외부인이 아닌 LG화학의 직원이 올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노조는 “익명성을 악용해 조합원과 조합원의 부인을 희화화 시켜 자기 자신의 성적 만족을 위해 비하하고 이러한 작태에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어 보이는 사측관리자의 행위는 인간이길 포기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평소 사용자 측이 조합원을 생각하는 수준인 것”이라며 “조합원을 향해 칼을 갈고 있는 바탕에는 저러한 조합원 비하의 정신이 뿌리깊이 박혀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LG화학 노동조합 청주지부
ⓒLG화학 노동조합 청주지부

그러면서 노조는 지난 27일 오창공장에서 조합원 명예훼손 행위자 처벌 규탄집회를 개최하고 사측을 압박했다. 이는 사측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익명게시판의 명예훼손과 인신공격 등에 대한 법적 대응에 협조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노조는 “노조 비하 글이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 익명게시판에 수차례에 걸쳐 게시됐으며, 노조 간부의 실명 이니셜과 함께 욕설도 자주 올라온다”며 단순히 일회성에 그친 비방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해 사측과 공동으로 고소인이 되자고 했으나 사측은 거부했다. 왜일까? 이미 사측은 명예훼손자가 누군지 알고 있는게 아닐까? 본인 스스로 떳떳하면 왜 고소인이 되지 못할까? 의문만 남는다”며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LG화학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게시글을 LG화학 직원이 올렸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실체를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내용에 대해 회사의 입장이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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