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거취 파장이 결국 민주당 지지율 주저앉혀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상승, 민주당은 하락
경기·인천에서 10%p 이상 하락, 수도권 비상
이재명 거취 놓고 온건파 vs. 강경파로 나뉘어
장기화되면 당의 분열 초래할 가능성 높아 보여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으로 돌아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이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문제 여파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 지사의 논란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이 지사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인의 욕설 논란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로운 지도부에게는 이 지사의 거취가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의 의뢰로 지난 7월 30일~8월 3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5만5056명에게 통화, 최종 2505명이 응답한 결과(응답률 4.5%),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에 비해 1.2%p 내린 42.8%로 집계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1%p 오른 63.2%를 기록하며 상승했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한 것이다. 특히 경기·인천에서는 지난주 대비 10.2%p 하락했다. 이를 두고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 이재명 경기지사의 거취 논란이 큰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재명 논란이 뭐기에

형수 막말 논란에 불륜설, 조폭연루설까지 제기되면서 당내에서도 이 지사의 거취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당 대표에 출마한 김진표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해찬, 송영길 의원도 공방전에 뛰어들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에 당 내부에서 이 지사의 거취 문제를 전당대회로 끌어들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면서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논란은 결국 민주당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지사의 거취 논란이 전대에 불똥을 튀면서 친문 핵심 지지층은 이 지사를 출당시켜야 한다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지지층 역시 이 지사를 출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당내 반발이 일어났다. 전대 후보들은 뒷수습을 시작했지만, 이미 붙은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 지사의 출당 문제는 증폭되기 시작했다. 당의 미래와 정책 등을 논의해야 할 전대가 아수라장이 된 셈이다. 현재 전대 후보들은 이 지사의 거취 문제는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 안팎으로 이 지사의 거취 문제는 최대 골칫거리가 된 상태다.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7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 정책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뉴시스

고민하는 민주당

이 지사의 거취 문제는 친문 지지층을 분화시켰다. 온건파 친문 지지층은 이 지사도 끌어안아야 한다는 여론이지만, 강성파 친문 지지층은 이 지사를 무조건 출당시켜야 한다는 여론이다. 이는 민주당 지지율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됐다. 강경파는 이 지사를 출당시키지 않는 현 지도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있고, 온건파는 이 지사에게 너무 강경하게 나가는 강경파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붓고 있다. 문제는 이 지사의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 증폭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주말 동안 이 지사의 ‘친형 정신병원 입원 논란’이 불거졌다. 이 지사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욕설 음성 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지사는 “오기가 생긴다”면서 친형의 정신병원 입원은 형수와 그 딸이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체적 진실이 어디로 향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여기에 불륜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조폭연루설 역시 이 지사가 SBS ‘그것이 알고 싶다’팀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경찰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이런 논란을 두고 당내에서 이 지사의 거취 문제가 더욱더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오는 25일 출범할 민주당 새 지도부의 가장 첫 숙제가 이 지사의 출당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을 더 이상 두고 보게 된다면 민주당 지지율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에게 제기된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지사 자신은 물론, 민주당에게도 정치적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이 지사의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는 여론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거꾸로 아직까지 드러난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지사의 거취를 당 지도부가 결정하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도 함께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온건파와 강경파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게 된다. 친문 지지층이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대척점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민주당은 분열로 치닫게 된다.

분화하는 친문 지지층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 지사에 대한 교통정리가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추미애 대표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과 새로 구성될 당 지도부 역시 이 지사의 거취 문제에 대해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때문에 이 지사의 거취 논란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로 인해 민주당 지지율은 앞으로도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이 지사의 의혹 논란이 증폭되는 점이 아니라 이 지사의 거취 문제로 인해 당 지지층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다는 점이다. 이를 봉합하지 않으면 당은 분열될 수밖에 없다.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이 지사의 출당 문제는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고,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면 민주당으로서는 좋을 것이 없다. 때문에 이 지사의 거취 문제는 앞으로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경기·인천 지지율이 10%p 가량 빠진 점은 이 지사의 거취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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