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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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이수형 기자 김나윤 인턴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신규 간호사 채용 면접에서 태움(선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괴롭히며 가르치는 방식)과 장시간 과로 노동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고 박선웅 간호사와 관련한 부적절한 면접 질문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 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 따르면, 2019년 신입 간호사 공채에서 서울아산병원은 면접자에게 ‘올 초 병원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힘든 신규 생활을 어떻게 버틸 것이냐’ 등을 물었다. 또 ‘학교 선배가 자살한 병원인데 왜 지원했느냐’, ‘주위에서 여기에 지원하는 걸 말리지는 않았느냐’는 등의 질문을 했다고 한다.

이에 예비 간호사들은 면접 과정에서 굴욕감을 느꼈고, 분노를 금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성명을 통해 “서울아산병원은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질문으로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이 병원 탓이 아니라 개인 탓이고, 고 박선욱 간호사의 후배는 믿지 못하겠으니 죽지 않을 것을 각오하라고 강요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월 15일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 이후 단 한 번도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하지 않았다”며 “직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책임감 있는 자세로 대화에 나서기는커녕 병원 노동자들에게 고 박선욱 간호사가 예민한 성격이었고 죄책감에 스스로 자살한 거라고 입단속을 시켰다. 최근에는 고 박선욱 공대위가 요구하는 민·형사상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로펌인 김앤장을 선임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이번 면접 과정에서 비상식적이고 비윤리적인 질문을 받았던 예비 간호사, 이 일로 함께 상처받았을 전국의 간호사에게 진정으로 사과해야 한다”면서 “서울아산병원은 면접에 참여한 예비 간호사들에게 불이익을 가하거나 보복 조치를 해서는 안 될 것이고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고인과 유족에게 다시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서울아산병원은 유족에게도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면접장이 여러 곳이었고, 그 중 한 곳에서 이런 질문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질문의 부적절함을 인지해 중단했다”면서 “해당 질문은 ‘간호사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것으로 지원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조치는 아직 검토되지 않았다”며 “다만 올 초 안타까운 일이 있고 나서 간호사 근무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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