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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도양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다음달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업계 노동자가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려면 3만명 규모의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번 달까지 사측이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업계 노동자의 선도적 투쟁으로 2004년 주 40시간 노동제를 도입했지만 현실에선 장시간 노동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융노조가 밝힌 장시간 노동 관련 조합원 실태조사(1만8000여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조합원의 43.7%가 평균 주 52.4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으며 주 60시간 넘게 일하는 조합원도 7.4%였다.

금융노조 허권 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을 해소하는 정공법은 신규 채용 확대”라며 “실업난에 고통받는 청년 예비 노동자들에게 금융업계 노동자가 노동자의 방식으로 제기하는 사회연대의 방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노조는 주 52시간 상한제 조기 도입, 중식 시간 동시 사용, 출퇴근 기록 의무화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금융노조는 다음 달 총파업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 7일 조합원 대상 투표에서 93.1%의 찬성해 파업이 가결됐다는 설명이다.

허 위원장은 “이번 달 말까지 요구안에 대한 사측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지역별 순회집회 이후 29일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에 약 1만 명의 조합원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이날 신한은행 본점에서 시작해 20일 부산은행 본점, 22일 한국감정원 본점에서 지역별 순회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29일에는 서울시청에서 수도권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한 뒤 다음 달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4월부터 총 25차례에 걸쳐 사측과 교섭을 했으나 주 52시간 근무제 조기 시행, 노동이사제 도입,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등의 사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 6월 협상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한편, 금융노조는 정부의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 방침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허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고 1년이 지났다”면서 “목표와 다르게 신용등급이 우수한 가계대출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졌고 당초 정부가 내세운 중금리 대출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등 실패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산분리 완화는 케이뱅크의 부실을 은폐하려는 금융위원회의 술책”이라며 “국회, 정부를 대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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