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두리양식장에서 수거된 폐사 어류 ⓒ뉴시스
가두리양식장에서 수거된 폐사 어류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한반도 전 해역의 평균 수온 상승으로 양식어류 폐사가 급증해 어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에 따르면 기록적인 폭염에 따라 연안의 일일 수온이 평년대비 2~3℃ 높은 27~29℃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고온에 부산광역시 기장군에서는 지난 9일까지 육상 양식장 7곳에서 넙치 7만 마리, 강도다리 2만500마리, 전복 1만2000마리 등 총 10만2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이 같은 피해는 펄펄 끓는 해수온도 때문이다.

이외에도 같은 기간 포항 24곳 23만8900여 마리, 영덕 6곳 2만900여 마리, 경주 3곳 5만100여 마리, 울진 2곳 2900여 마리가 폐사했다. 강도다리, 우럭, 전복 등의 총 31만3000여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한 것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6시를 기준으로 수온 상승에 따른 어류 폐사 잠정 피해액만 약 19억1300만원에 달한다. 52어가가 피해를 봤고, 122만9000마리 이상이 폐사했다.

게다가 자연재난에 준하는 폭염으로 올라간 수온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아 양식장의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9일 기상청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전 해역의 7월 평균 수온은 지난 2010년 이후 연 0.34℃씩 상승했다. 이는 수온을 최초 관측했던 지난 1997년 이후 7월 평균 수온 상승 경향인 0.14℃보다 약 2.4배 높은 온도다.

8월 서해의 평균 수온은 지난 2010년 이후 연 0.45℃씩, 남해와 동해의 수온은 각각 연 0.36℃, 0.37℃씩 상승했다. 7월 서해의 월평균 수온은 지난 2010년부터 연 0.54℃씩, 남해와 동해의 수온은 각각 0.30℃, 0.21℃씩 증가했다. 7월보다 8월의 수온이 크게 올라간 것이다.

기상청은 최근 수온이 급격하게 상승한 이유는 장기간 지속된 폭염으로 대기 온도가 상승하고 일사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몇 년간 직접적인 태풍을 적게 받아 해수면 아래 찬 바닷물과 표층의 따뜻한 바닷물이 섞여 수온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지 못 한 것도 수온 상승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폭염이 매년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수온이 점점 높아지면 어종의 변화, 어획량 감소, 양식장 집단 폐사 등이 계속 나타나게 된다.

남재철 기상청장은 “한반도 주변 수온 상은은 지구온난과가 초래한 일면”이라며 “사회 전반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도 고수온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종합상활실을 고수온 경보 발령에 따라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취약시간대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하는 등 고강도 대응체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수온이나 적조로 피해를 입은 어민에게는 우선 양식 수산물의 피해가 고수온, 적조로 인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재해복구비 또는 양식수산물재해보험에 의한 지원이 이뤄진다.

해당 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어가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재해복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해수부는 생계비지원, 영어자금 상환연기, 고교생 학자금 면제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정복철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8월 중순 경까지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수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양식어가에서도 먹이 공급을 중단하고 대응장비 적극 가동 등 정부와 지자체의 지도에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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