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특수활동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특수활동비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국회는 16일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한 모든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국회 특활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국회 특활비 개선방안에 따르면 국회는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한 모든 특활비를 폐지한다.

이를 위해 2018년도 특활비는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필요최소한의 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하기로 했다.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해 대폭 감축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관행적으로 집행되던 교섭단체 및 상임위 운영지원비, 국외활동 장도비, 목적이 불분명한 식사비 등 특활비 본연의 목적 및 국민의 정서와 맞지 않는 모든 집행을 즉각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회는 오는 2018년 말까지 준비기간을 거쳐, 기존 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특활비의 집행에 관련한 모든 정보공개청구를 수용할 방침이다.

유 총장은 “국회는 특활비 외에도 국회 예산 전반에 거쳐, 방만하게 또는 낭비성으로 집행되던 부분들을 철저히 검증해 절감해 나간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필수적인 특활비) 액수를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많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며 “국회의장단과 사무총장이 협의해 집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특수활동이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알 수 없어, 금액을 특정할 수 없다”며 “하반기 특활비 31억원 중 70~80% 이상을 대폭 삭감하고 반납할 것이다. 다만 문희상 국회의장은 추측할 수 있는 잔류비용마저도 거의 집행하지 않다는 기분으로 최소화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민의 의구심이나 소망들을 완전히 다 해소시켜 드리진 못하지만, 금액을 대폭 삭감하고 반납하면서 다 설명드리지 못한 부분을 충분히 보충드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라며 “다만 그렇게 하면서도 제도 개선으로 필요한 게 있는가 하는 문제는 국회 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남은 기간 동안 논의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건 국민의 눈높이에 더욱 맞도록 최소한으로, 그나마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장의 집행 지침에 따라 잘하겠다는 것”이라며 “모든 결과는 연말에 집행 안하면 불용처리해 반납하는 예산 규모 등을 보면 오늘 드린 약속을 어떻게 지켜왔는지를 국민들께서 낱낱이 알게 되실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국회는 20대 국회 전반기 특활비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을 취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유 사무총장은 “범위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하라는 것인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게 사무처의 생각”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 거기에 맞춰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지난 8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회 특활비를 양성화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가 나머지 야3당은 물론, 시민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은 문희상 의장과의 회동에서 국회 특활비 폐지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교섭단체 지원 명목의 국회 특활비만 폐지하고 국회의장단과 국회 상임위 차원의 특활비는 절반가량 줄이는 제도 개선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꼼수 폐지’라는 비난 여론에 다시 부딪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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