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직원 “욕설은 기본, 사원은 돈만 바라는 버러지 취급”
사측 “일부는 인정…사실과 다르거나 오해가 있는 부분도”

한국SMC공압 선석문 대표이사 ⓒ한국SMC공압 홈페이지
한국SMC공압 선석문 대표이사 ⓒ한국SMC공압 홈페이지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일본 SMC공압이 100% 출자한 한국SMC공압의 직원들이 익명게시판을 통해 선석문 대표이사가 직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협박 및 친인척 채용비리 등을 폭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회사 측은 이런 폭로 글에 대해 일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오해가 크다고 해명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SMC에 대해 폭로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국SMC공압은 공기압기기와 보조기기 등 자동화 제어기기의 수출입,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일본 법인인 SMC공압(주)가 전액 출자해 1995년 3월 17일에 설립됐으며, 한국내 공압시장 점유율을 60% 차지하지고 있는 업체다. 

폭로글은 한국SMC공압 직원이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게시자는 “영업사원들의 어려움과 선석문 대표의 사내 갑질을 폭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평소 선 대표의 사내 갑질과 회사내 부조리 등을 폭로하면서 “사실에 입각해 작성했고, 과장되거나 포장하지 않았다”며 “회사 사우들이 증명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인드 캡쳐 화면
ⓒ블라인드 캡쳐 화면

상습적인 ‘막말’ ‘협박’…친인척 채용 비리 논란

게시글와 댓글에서 선 대표가 매주 월요일마다 화상회의를 진행하면서 기분에 따라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욕과 협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폭로글 게시자는 “서울대 말고는 듣보잡 취급하는 사람,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이 다른 사람, 반발하면 퇴사를 종용하는 고문을 하는 사람” 등으로 선 대표를 표현했다.

SMC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댓글에서도 “얼마 전 뉴스에 나왔던 XXX 임원 폭언, 저XX, X새끼 방영되서 들어봤지만 SMC에 비하면 양반. 쌍욕은 기본, 사원은 돈만 바라는 버러지 취급, 인격모독... 녹음해서 전파타면 놀라겠지”라며 선 대표의 막말 수준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직원들은 막말과 협박 외에도 선석문 대표의 친인척과 지인이 한국SMC공압에 다수 근무하고 있으며, 연봉과 승진에도 혜택을 줬다고 채용비리를 주장했다. 

이들이 제기한 몇몇 사례를 확인해보면, 먼저 선 대표의 동생은 대전 공장에서 퇴근 시간이 남은 오후 3~4시에 색소폰을 연주하는 등의 상식 밖에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SMC공압은 내부 회의를 통해 직원들에게 “근무시간 중 색소폰 연주는 SMC가 자율출근제라 일찍 출근해 업무가 일찍 끝났기 때문이다”라고 해명했다.

또 선 대표의 여동생이 SMC공압의 사내식당을 운영하는 것은 물론 선 대표 외에도 고위 임원들의 친인척도 다수 채용돼 회사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석문 대표, 시잠점유율 확보하자 유통점·유저 대상 ‘갑질’ 

SMC공압과 거래중인 유통점과 거래처에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자 일상적으로 갑질을 했다고 털어놨다. 지난 2013년 SMC공압은 영세 수급사업자들에게 단가를 후려치고 부당 발주취소 등으로 공정위에 적발된 바 있다. 

유통점을 대상으로는 예약재고가 어려운 제품들도 무조건 잡으라고 강요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유통점과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특주품이나 설계변경이 잦은 제품도 예약재고를 잡으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3년 전 일본에서 항공 물류 비용이 커 축소를 요구하자 항공을 통한 단납기 대응을 없애 이로 인한 유통점 단납기 대응을 무조건 예약재고로 진행하라고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거래처를 대상으로 시장 진입 초기에는 고율의 할인, 박리다매, 납기단축, 유통점 활성화, 영업사원 추가 채용 등으로 영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나, 시장 점유율이 확보 된 이후에는 유통점 마진 최소화, 할인 불가, 직원 퇴사 강요 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폭로한 직원은 “하루아침에 정책을 바꿔 유통점, 거래처에게 갑질하는 선 대표를 더 이상은 보기 싫다”고 전했다.

ⓒ블라인드 캡쳐화면
ⓒ블라인드 캡쳐화면

폭로 글 올라오자 긴급 내부회의…자기 합리화·책임 전가

이 같은 폭로와 관련해 지난 16일 SMC공압에서 내부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를 지켜본 직원들은 선석문 대표의 해명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블라인드에는 “최근 블라인드에 SMC공압의 문제 및 갑질 등 글이 올라오고 일이 커지자 아침부터 전체회의를 실시해 16시까지 회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새롭게 올라오기도 했다. 게시물을 올린 직원은 회의의 주된 내용이 “폭로된 내용들에 대한 자기 합리화 및 직원 세뇌”라고 적었다. 

친인척과 지인 채용과 관련해서 선 대표가 “조직이 불안정해서 친구랑 친구 자녀들 입사시켰다. 채용비리라고 생각 하지 않는다”고 내부회의에서 밝힌 것으로 알려지자 직원들은 “답이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SMC공압 “일부 사실은 인정하지만 오해가 크다”

SMC공압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 대표가 직원들의 글에 대해 일부 인정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오해도 크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선 대표가 개인에 대한 지적은 대체로 인정했지만 업무적인 부분에서 높은 영업 목표를 제시하거나 압박을 가한 이유가 영업력 극대를 위한 조치였지 직원들을 괴롭히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영업표준화 작업도 근로자가 문제 발생시 인수인계를 확실히 하기 위한 조치일 뿐 거래처의 비밀스런 공정 내용을 확보해 관리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아울러 선 대표가 회사 메일을 조사해 인증메일 받은 걸로 블라인드 가입여부를 조사하고, 메일 차단을 통해 신규가입을 막겠다는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SMC공압 관계자는 “현재도 블라이드 가입이 가능하다. 막을 생각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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