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경제·안보 이슈 등에서 김성태 들개 본성 보여
들개 김성태, 문재인 정부 비판에 나 홀로 고군분투
야성 되찾지 못한 의원들, 혼자 울부짖게 놔두고
사람들 사립문 닫고 호롱불 끄게 되면 혼자 짖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들개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자신을 ‘들개’라고 주장했던 김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야성(野性)을 드러낸다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를 앞두고 이를 바탕으로 지지율 반등을 꾀해야 하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가 계속해서 야성을 드러내고 있지만, 과연 자유한국당 내부적으로 얼마나 뒷받침을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자유한국당의 내부 속사정은 복잡하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연일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자신을 ‘들개’라고 표현하면서 야성(野性)을 드러내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삼갔던 자유한국당이기 때문에 최근 변화된 모습은 6.13 지방선거의 참패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들개’ 김성태

김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을 계속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공격할 수 있는 틈새가 만들어졌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워낙 고공행진을 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공격할 틈새를 찾지 못했다. 또한 6.13 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를 향해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지 못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계파 갈등을 표출했고, 김병준 혁신비상책위원회가 꾸려지기까지 계파 갈등으로 인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런데 김병준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당이 점차 안정을 되찾아갔고, 그로 인해 김 원내대표가 시선을 밖으로 돌릴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각종 경제 지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김 원내대표는 들개로 표현될 수 있을 정도의 공격력을 되찾았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낮아지고 고용 지표는 엉망인 상황이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 폐기를 주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또 다른 이유는 대북 문제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등이 연속적으로 열리면서 한반도에 훈풍이 부는 듯했다. 하지만 비핵화 추진이 생각보다 더디게 움직이면서 자유한국당은 안보 이슈를 내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김 원내대표는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불과 두 달 전 자유한국당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야말로 야성의 들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한놈만 팬다’라는 격한 발언까지 쏟아내면서 정기국회 때 소득주도 성장 폐기에 대해 말하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김병준(오른쪽) 비대위원장과 김성태(왼쪽)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김병준(오른쪽) 비대위원장과 김성태(왼쪽)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들개들은 어디로

김 원내대표는 평소 자신을 들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이제는 들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됐으니 과거 여당의 관습을 버리고 야당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얼마나 야당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원내대표가 연일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문제는 그 비판의 목소리가 당 지도부에만 국한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을 김병준 위원장이나 김 원내대표 등 몇몇 당내 지도부 인사들에게만 국한되고 있다. 다른 의원들은 오히려 당내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내고 있을 뿐,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의 발언을 제대로 쏟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이 야당이 됐지만 아직도 여당의 관습을 제대로 버리지 못한 의원들이 많이 있다. 때문에 김 원내대표가 들판에서 홀로 짖는 들개와 같은 신세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곧 정기국회가 다가오지만 과연 개개인의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얼마나 야성을 갖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들개 야성 찾을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들개 본성을 찾는다고 해도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지지율이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무당층 등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들을 자유한국당이 흡수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만 했지,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자유한국당이 보수야당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찾고, 이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해야 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는데, 무조건 비판만 하면서 오히려 유권자들이 자유한국당을 외면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근혜 정부 때 탄핵 정국으로 들어서면서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언제까지 고공행진을 할 수 없다. 때문에 지지율은 언젠가 하락할 수밖에 없고, 이 상황을 자유한국당이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오히려 지지율 반등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 김 원내대표가 나 홀로 들판에서 울부짖고 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통일된 목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과연 국정감사 때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들판에 홀로 울부짖게 되면 사람들은 사립문을 닫고 호롱불을 끈 다음 잠을 청하게 된다. 즉,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하지만 여러 마리의 들개가 울부짖게 된다면 사람들은 경계하게 된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얼마나 통일된 목소리를 내느냐가 앞으로 자유한국당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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