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 대상 프로그램 방송 화면 일부 <사진 제공 = 한국양성평등교육원>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TV예능·오락프로그램에서 관습적인 성별 고정관념과 잘못된 여성성·남성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원(이하 양평원)은 30일 2018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사업의 일환인 ‘7월 TV 예능·오락 프로그램 모니터링 결과’를 공개했다.

양평원이 7월 1일부터 7일까지 방송된 지상파 3사·종합편성채널 4사·케이블 2사 예능·오락프로그램 가운데 시청률 상위 33편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 결과 성차별 내용은 32건으로, 7건인 성평등 내용의 4배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차별 내용은 가족문화 관련 토크쇼 및 예능프로그램에서 기존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부각하거나 잘못된 여성성 및 남성성을 강조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종편 방송 A프로그램에서는 사회생활하는 아내가 자녀들의 끼니를 제대로 챙겨주지 못하는데 미안함을 느끼며, 미래에 며느리가 자신의 아들의 끼니를 잘 챙겨주지 못해도 이해할 것 같다고 하자 남편이 “자랑이다, 아휴”라는 말하는 장면을 내보냄으로써 부부가 똑같이 경제활동 중임에도 여성에게만 가사노동의 책임을 전가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시켰다.

케이블 방송 B프로그램에서는 상대의 거듭된 거절을 무시한 일방적인 행동은 폭력행위임에도 모 남성 연예인이 수차례 구애 끝에 연애에 성공한 일화를 소개하며 그가 자신의 끈질긴 고백을 ‘거절은 하나의 결과를 위한 계단’이라고 말하는 장면과 ‘사랑을 향한 인간 불도저, 진짜 남성적’이라는 자막을 내보내는 등 남성미로 미화했다.

양평원 관계자는 “최근 다양한 세대를 포괄하기 위한 소재로 가족문화 관련 예능이 다수 등장하며 강요된 성역할에 대한 가부장적 인식을 자극적으로 다루며 젠더갈등을 조장한다”며 “시존의 성역할 고정관념을 갈등 구도보다는 편견에 대한 대안 제시를 통해 사회 구조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한편 양평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이번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한 성차별 사례 일부에 대한 심의 개선을 요청할 방침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