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코오롱 제화공 “40만원짜리 구두 만들고 7000원 받아”
[현장취재] 코오롱 제화공 “40만원짜리 구두 만들고 7000원 받아”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8.09.14 17:3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3일 오후 12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소속 코오롱FnC 하청업체 제화공 90여명이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코오롱FnC(원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제화공도 사람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코오롱인터스트리 FnC의 납품 제화공들의 공임비가 최저임금을 밑돌고 있다. 이에 코오롱 납품 제화공들은 공임비 인상 등을 요구하며 원청인 FnC에 교섭을 요구했으나 답보 상태이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지난 13일 오후 12시 서울 성동구 코오롱인더스트리FnC의 슈콤마보니 사무실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원청에 공임비 인상 등 처우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제화브랜드 슈콤마보니의 하청업체 로씨오‧우리수제화‧지브라의 제화공 등 90여명이 참가해 공임비인상, 소사장제 폐지, 퇴직금 제공, 4대 보험 적용 등을 원청에 요구했다.

슈콤마보니의 하청업체 소속 제화공들은 일을 중단하고 원청 앞에서 ▲공임비 인상 ▲소사장제 폐지 ▲퇴직금 제공 ▲4대 보험 적용 등을 요구하며 14일째 농성‧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제화공들은 거듭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원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거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김종민 조직차장은 “원청에 공임비 인상을 요구했으나 교섭에 나서려하지 않고 있다. 제화공들의 근무가 열악하고 20년째 공임비가 동결된 상태이기 때문에 하루 빨리 본사와 교섭을 원한다”며 “승리해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투쟁의 힘이 현실을 바꿀 것이다”라며 집회의 포문을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소사장이라 쓰고 노예라고 읽는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 등의 현수막을 걸고 ‘제화공도 사람이다. 인간답게 살아보자’, ‘제화공의 명령이다. 코오롱이 책임져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제화공들은 직접 고용이 아닌 개인사업자인 소사장이기 때문에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다. 구두를 제작하다 다치게 돼도 산재보험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진료비 등을 개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제작한 구두의 개수에 따라 공임비를 받기 때문에 주말에도 구두를 제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차, 휴가 등을 사용할 수도 없다.

지난 13일 오후 12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동조합 제화지부 소속 코오롱FnC 하청업체 제화공 90여명이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코오롱FnC(원청) 앞 집회에서 사회를 맡은 민주노청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김종민 조직차장이 발언하고있다 ⓒ투데이신문

집회 발언에서 최경진 제화공은 “하청사장들이 대화를 요구해서 갔더니, 일단 일부터 하자고 하더라. 협의를 미루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었다”며 “퇴근시간대에 지하철에 줄을 서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오전 8~9시에 출근하고 오후 5~6시에 퇴근하는 사람도 4대 보험을 받고 있는데 그보다 많이 일하는 우리는 (4대 보험을)받지를 못하고 있다. 또 이렇게 일하면 하루 6만원도 못 벌어 생계유지가 힘들게 돼 공임비가 인상돼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개수임금제를 받기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12시간 넘도록 일을 한다. 금요일에 못 마치면 주말에도 일을 하게 되는 형태다. 뭉쳐서 대앙·투쟁해야 일보 진전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권리를 투쟁으로 쟁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연명호 제화공은 “한 달에 25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매일 평균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 15시간 이상을 근무해야만 한다”며 “이는 1일 노동시간인 8시간에 두 배에 달한다”고 호소했다.

제화공에 따르면 제작하는 구두의 소비자가는 40만원에 달하지만 제화공은 구두 한 켤레를 제작한 공임비로 약 7000원을 받는다. 구두 한 켤레를 만들기 위해 평균 1시간이 소요돼 시급 7000원을 받는 셈이다. 디자인이 화려한 구두를 만들어 3~4시간씩 더 걸려도 특수공임비(추가 금액)가 주어지지도 않는다.

그는 “사측은 권리만 주장하고 우리를 직원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며 “구두를 제작하다 다쳐도 보상해주지 않는다. 4대 보험과 산재보험을 적용받는 직원으로 인정되야 한다”고 토로했다.

연 제화공은 과거 8000원이었던 공임비가 어느 순간부터 7000원으로 깎여 오르지 않고 있다며 원청이 공임비를 인상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8000원이었던 공임비가 어느 순간 7000원으로 깎여 오르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이 인상돼 7500원 이상인데, 30년 이상 장인들의 공임비가 시급보다 적다”며 “모델비·광고료·백화점 수수료가 높아 우리에게 내려올 임금이 없다. 공임비를 8500원으로 인상하게 되면 근무시간이 3시간정도 줄어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마음으로 절박하게 저항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 차장은 “그 동안은 우리의 자체 역량으로 행동했으나, 이번 주가 지나면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정치적으로 풀 것이다. 거기까지 가지 않게 하루 빨리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