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브리핑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오는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환영행사와 오찬 이후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양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와 촉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 등 세 가지 의제에 대해 논의한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17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공개된 정상회담 일정에 따르면, 먼저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오전 8시 40분 성남공항을 출발해 오전 10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순안공항에서 공식 환영 행사가 있을 예정이고, 오찬 후 바로 남북 정상회담이 진행된다. 회담 이후에는 환영 예술공연과 만찬이 계획돼있다.

이날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문 대통령을 맞이할지에 대해 임 실장은 “북측 특성상 최고 지도자가 움직이는 일정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서 조심스럽지만, 공항에서 공식 환영행사가 계획돼 있어 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19일 오전에는 전날에 이어 정상회담이 이어진다. 이날 오찬은 대동강변의 옥류관에서 진행되고, 오후에는 대통령과 공식수행원, 특별수행원들이 함께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한 뒤, 환송 만찬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양 정상은 경우에 따라 오후에도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다고 임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아마도 오전 회담 후에는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기자회견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며 “이때 그간 남북 간에 논의해온 긴장 해소와 무력 충돌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군사 부문 합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부 조항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송 만찬 장소는 평양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은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시에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시곤 하는데, 그런 부탁을 북측에 해뒀다”며 “어떤 식당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평양 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후 20일 오전 문 대통령은 순안공항에서 환송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하게 된다. 임 실장은 “경우에 따라 이날 양 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에는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정상회담 3대 의제

임 실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로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와 촉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남북관계의 개선과 발전에서 양 정상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 상황을 확인하고,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지속가능한 구체적 발전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어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중재와 촉진을 위해서는 북미가 새로운 평화적 관계 설정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 북한의 진전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도 추진된다. 임 실장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고, 실질적인 평화정착의 여건을 마련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정상회담의 특징 세 가지는

임 실장은 또 이번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징에 대해서는 △일부 생방송이 이뤄진다는 점 △양 정상 간 실질적인 대화에 집중 △비핵화 의제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기로 평양에서 이뤄지는 어떤 행사도 생방송된 적은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어느 정도 일정이 생방송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실무 논의가 진행돼야 하고,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 환영 행사부터 중요한 일정들은 생방송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이 정상 간의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모든 무게가 두어져 있다”며 “이번에는 벌써 세 번째 회담이고, 일체 형식적인 절차를 걷고 첫날부터 곧바로 두 정상 간의 회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르다. 이것은 앞으로 회담에서도 의미를 갖는 것이어서 중요한 차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임 실장은 “이번에는 비핵화라는 무거운 의제가 정상회담을 누르고 있다. 이 대목이 이번 회담에서 저희가 매우 조심스럽고, 어렵고, 어떤 낙관적인 전망도 하기 어려운 점”이라며 “지금은 비핵화 의제가 매우 중요한 중심 의제가 돼 있고, 마치 정상회담에서 이번에 굉장한 성과를 내야 되는 것처럼 이런 기대감들이 있지만,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은 실무적인 차원에서 논의할 수가 없는 의제이고, 또 논의를 해도 합의에 이를 수 없는 것이어서 두 정상 간에 얼마나 진솔한 대화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진전에 어떤 합의가 나올지, 또 합의문에 담길 수 있을지, 아니면 구두합의가 이뤄져 발표될 수 있을지, 이 모든 부분이 블랭크(blank)”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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