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서명한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을 서명한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남북 비핵화 방안에 합의했다. 또한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설치,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개최 유치 등에도 합의를 이뤘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내 서울을 방문하기로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경부터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번 방북 두 번째 정상회담을 실시하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오전 11시 10분경까지 1시간 10여분 가량 진행됐으며, 양 정상은 배석자 없이 회담을 가졌다.

회담 이후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뒤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수십 년 세월 지속돼온 처절하고 비극적인 대결과 적대의 역사를 끝장내기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으며,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 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앞길에는 탄탄대로만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가는 앞길에는 생각 못했던 도전과 난관, 시련도 막아 나설 수 있다”며 “그러나 시련을 이길수록 우리의 힘은 더욱 커지고 강해지며, 이렇게 다져지고 뭉쳐진 민족의 힘은 하나된 강대한 조국의 기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이 말씀을 드릴 수 있어 참으로 가슴 벅차다”며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오늘 한반도 비핵화의 길을 명확히 보여줬고 핵무기도, 핵위협도, 전쟁도 없는 한반도의 뜻을 같이했다”며 “김 위원장의 결단과 실행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남북관계는 흔들림 없이 이어져갈 것”이라며 “이제 평양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북미 간 대화가 빠르게 재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과 남북 비핵화 방안 합의

이날 남북 정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남북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채택했다. 아울러 이를 철저히 준수하고 성실히 이행하며, 한반도를 항구적인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적극 취해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조속히 가동해 군사분야 합의서의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남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북측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용의를 밝혔다.

올해 내 서울 찾는 김정은

아울러 김 위원장은 올해 내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 김 위원장의 방남이 이뤄질 경우, 최초로 분단 이후 북측 최고지도자가 남측 땅을 밟게 된다.

김 위원장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며 “우리는 분단의 비극을 한시라도 빨리 끝장내고 겨레의 가슴속에 쌓인 분열의 한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가실 수 있게 하기 위해 평화와 번영으로 나가는 성스러운 여정에 언제나 지금처럼 두 손을 굳게 잡고 앞장서서 함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도 “나는 김 위원장에게 서울 방문을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며 “여기서 가까운 시일 안에라는 말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최초의 북측 최고지도자의 방문이 될 것이며, 남북관계의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올해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 개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정상화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 조성 협의 △자연생태계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 추진 △전염성 질병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 협력 강화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면회소 개소 △이산가족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협의 △10월 중 평양예술단 서울공연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 유치 △3.1운동 100주년 공동 기념행사 협의 등에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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