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 칼럼니스트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전) 민주당 국제국장·민주당 부대변인
▲ 김태균 칼럼니스트
현)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전) 민주당 국제국장·민주당 부대변인

투데이신문 김태균 칼럼니스트】 최근 주택문제로 부부싸움 끝에 이혼하는 사례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다. 나의 경우 과거 아내가 수차례 대출을 받아서라도 집을 사자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내는 가끔 나한테 ‘그 때 집을 샀어야 하는데 당신 때문에 못 샀다’고 책망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삭히기가 참으로 쉽지 않다. 요즘처럼 아파트 가격이 치솟을 때면 더 힘들다. 무주택자의 가장들은 아마 나와 비슷한 갈등과 고민이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 가격을 잡겠다고 대책을 내 놓았다. 나는 부동산에 문외한이라 대책을 놓고 세세히 따질 능력은 없다. 다만 그간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짐작을 해 본다. 이번 대책이 과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부동산 가격은 IMF 위기 당시에 하락했을 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통해서 효과를 거둔 사례를 보지 못했다. 이번 대책의 목표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 급등하는 가격을 잡겠다는 목표는 있지만, 부동산 가격을 오르기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목표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하락, 과도한 금리 인상과 같은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과감한 대책을 세우기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017년 정책 시행 이후에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으므로 이번에는 꼭 성공하기를 바라고 있다. 아쉽게도 정책발표 이후 언론이나 현장의 반응은 역시나 긍정적이지 않다.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단 한 번도 성공한 사실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에도 역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인가?

이번만큼은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몇 마디 쓴 소리를 해 본다. 일부의 주장대로 정치인, 정책당국자 중에 무주택자가 없는 듯하다. 이번 대책에 무주택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 30만 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누구에게 공급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현재 무주택자인 사람들은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없다. 아파트를 사려면 기본 재산이 있어야 하고,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데 현재까지도 무주택자인 서민들이 무슨 수로 살까? 무주택자 서민들이 진정 바라는 것은 전, 월세 걱정하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저렴한 주택을 원하는 것이다. 강남의 아파트가 수십억씩 거래된다 한들 서민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불현듯 1992년도 대통령 선거 때가 떠오른다. 현대그룹의 회장으로 대통령에 출마했던 정주영후보가 반 값 아파트 공약을 내세웠다. 사람들은 허황된 얘기라며 코웃음 쳤지만 일부에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고 보았다. 건설 분야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였던 정주영씨의 주장이 지금에 와서 더욱 와 닿는다. 그린벨트를 해제한다는 등의 뉴스를 보니 수도권에 반 값 아파트를 공급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시세보다 월등히 싼 아파트를 지어서 무주택자 서민들에게 우선권을 주면 된다. 영구임대건 분양이건 철저한 검증을 통해서 자격을 제한하여 투기의 수단이 되지 못하도록 조치한다면 가능하다. 현실성과 전문성이 없는 주장이라 일축할 수 있겠지만, 한 번 쯤 생각해 볼 일이 아닌가 한다.

반 값 아파트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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