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금 조성 의무조항 없고 유인책도 없어
민간기업 출연액 7억원에 불과…전체 1.6%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 현황(18.10.2. 기준) ⓒ박완주 의원실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조성 현황(18.10.2. 기준) ⓒ박완주 의원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조성실적이 대기업의 외면 아래 극히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매년 1천억원씩을 조성해야 하지만, 작년 309억원에 이어 올해도 166억원에 그치고 있어, 2년간 합친 목표대비 실적은 23.8%에 불과하다.
 
지난 2015년 11월 한․중 FTA 비준동의를 앞두고 여야정은 농어촌상행협력기금 조성에 합의했다. 이는 FTA로 피해를 입는 농어촌 지원을 위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농․수협 등의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매년 1천억원씩 1조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지난 2년 동안 기금을 철저히 외면했다. 2년 동안 민간기업의 출연액수는 7억원 가량으로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대기업군에서는 현대자동차 4억원, 롯데GRS 2억원, 한솔테크닉스 1억원 참여했을 뿐이다. 
 
이같은 기업들의 외면은 처음부터 예상됐다는 지적이다. 

현행 법에 기금 조성에 대한 의무조항이 없고, 유인책도 없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9030억원이 출연된 대중소기업협력기금의 경우 대기업 출연금이 6996억원으로 대기업 출연률은 77.4%에 달한다. 

이유는 하나다.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대중소기업협력기금 출연시 동반성장 지수 가점을 최대 1.5점까지 부여하고, 동반성장 지수 평가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면 공정위 직권조사 면제(1~2년) 등의 인센티브를 주지만, 농어촌상생기금의 경우 부처 간 협의 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농어민 대표단체인 농․수협중앙회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농·수협중앙회의 경우 상생기금 운영위원회에 농어업계 대표로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 중앙회 차원의 기금 출연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해 농협자회사인 농협케미칼이 1000만원, 농협물류가 2000만원을 출연했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기금의 지원도 특정지역에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금을 맡고 있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하 재단)은 조성된 기금을 현재까지 51개 사업에 219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이중 A 기초단체에만 18개 사업 74억원이 지원됐으며, 전국 대상사업인 11개 사업 113억원보다 많은 사업에 지원됐다.
 
현행법에서 재단이 상생기금을 지역 간 형평을 고려해 사용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같은 법 다른 조항에서는 출연하는 자가 그 용도와 사업을 지정해 출연할 경우 재단은 지정 용도와 사업에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박완주의원은 “기금의 초라한 실적은 이미 예견됐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면서, “특단의 유인책을 시급히 마련함과 동시에 기금 지원 또한 지역간 형평성이 고려될 수 있는 제도적 보완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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