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시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사법농단’ 핵심 인물로 알려진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검찰 조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15일 오전 9시 30분 임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들여 조사에 착수했다.

임 전 차장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2년부터 법원행정처의 요직으로 꼽히는 기획조정실장 및 차장 등을 지내며 재판 거래 및 법관 동향 파악, 비자금 조성 등 사법농단 논란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관련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관련 소송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 관련 소송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댓글 사건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파견판사를 통해 헌법재판소 내부 동향을 확인하고 부산 법조비리 사건 은폐에도 직접적으로 관여한 의혹도 더해졌다. 아울러 2016년 국정농단 배후로 알려진 최순실씨의 구속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요청에 따라 ‘VIP 관련 직권남용죄 법리 모음’ 문건을 만들어 법리검토를 해주도록 지시한 정황도 적용됐다.

검찰의 수사로 사법농단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임 전 차장이 이번 조사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들의 지시 또는 관여 여부 등에 관해 어떤 진술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임 전 차장은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 조사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 및 보고와 관한 질문에 대부분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검찰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윗선의 소환 시기와 조사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의혹의 정점인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차한성·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들에 대한 소환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임 전 차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법원이 현재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 놓인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법원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했던 동료 후배 법관들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는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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