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폭발 화재가 발생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고양 저유소의 휘발유탱크 유증환기구 10개 중 1개에만 화염감지기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수사전담팀은 18일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소 화재 관련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그간의 수사로 확인된 안전 관리 문제를 밝혔다.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는 유류보관시설 등에 설치해야 하는 화염방지기를 사고 탱크의 유증환기구 10곳 중 1곳에만 설치했다.

이와 함께 유증환기구에 설치된 인화방지망도 망이 찢어지거나 틈이 벌어지는 등 부실하게 관리해 기능을 상실하고, 저장탱크 주변에 건초 더미 등 가연성 물질을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수사전담팀은 사고 당일 근무자 4명 중 통제실 근무자가 1명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관제가 아닌 유류 출입하 업무 등 다른 업무를 주업무로 근무한 사실도 확인했다. 사실상 비상상황 통제 인력이 없었던 것이다.

통제실 감시장비 역시 부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통제실에 설치된 화재 감시용 CCTV 화면 25개는 화면이 작아 사고 현장의 잔디화재를 인지하기 역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탱크 내부에서 이상이 감지됐을 경우 경보음이 울려야 함에도 경보음 없이 점멸등만 작동하는 등 근무자가 비상상황을 인식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은 이번 화재사고를 수사하면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장 등 관계자 5명을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시설과 안전 관련 자료 27건을 확보해 수사해왔다.

수사전담팀 관계자는 “대한송유관공사의 부실관리 혐의에 대해 전문가 자문단의 자문을 구해 자료를 분석하고 현장조사, 관련자 소환 등 철저히 수사할 것”이라며 “제도개선까지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