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개년 시중은행 횡령 유용 사고,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이 유일
횡령 사건 외부에 알리지 않아 경찰이 자체적으로 인지 후 수사 착수
올 8월에도 횡령 사건 두 달 지나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논란
전북은행 “자체 조사로 돈 찾아 사건 마무리...은행 시스템 우수” 해명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최근 직원 횡령 사고 은폐 의혹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전북은행이 작년에도 직원의 횡령 사건이 발생하자 이를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고 인사조치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최근 3개년 시중은행 횡령 유용 사고금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은행에서 2억5300만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작년 지방은행 중 횡령사고가 발생한 곳은 전북은행이 유일했다.

전북은행에 따르면 횡령 사고는 지난해 초 발생했다. 군산대 지점 내 출납담당 여직원과 청원경찰이 짜고 은행의 자동화기기(ATM)에 있던 시재금을 빼돌린 사건이었다.

전북은행은 사고금액 전액을 회수했다고 금융당국에 보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 않고 은행 돈을 빼돌린 여직원과 청원경찰을 면직처리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졌다.

결국 은행이 사건을 알리지 않아 경찰이 해당 사건을 자체적으로 인지해 수사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발생한 지점장 절도 사건에 대한 은행의 대처도 이와 유사했다. 지난 8월 전북은행 익산의 한 지점 금고에서 보관하던 시재금 중 5000만원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전북은행이 사건 발생 직후 자체 조사를 벌여 지점장이 돈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사건이 발생한지 두 달여가 지나갈 때 까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은행이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찰은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뒤에 조사에 착수, 시재금을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로 지점장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은행은 대기발령 중이던 지점장 A씨를 면직 처분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부실한 관리감독 체계에 대한 비판과 사건 은폐 의혹은 이어졌다.

하지만 전북은행 측은 자금을 회수해 피해가 없었던 만큼 굳이 경찰에 알릴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체 조사를 통해 사건을 인지하고 돈도 곧바로 회수해 은행에 피해가 없어 해당 직원을 면직처리하고 마무리했던 사건”이라며 “결과적으로 특별히 피해도 없어 (경찰 등에)알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행의 관리 부실에 대해서는 도리어 “자체적으로 사건을 빠르게 확인하고 돈을 회수해 피해를 방지한 것은 은행 내부 시스템이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