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의 배신③] 길거리로 나선 입주민들…4차 풍선집회·청와대 1인시위
[공공임대주택의 배신③] 길거리로 나선 입주민들…4차 풍선집회·청와대 1인시위
  • 홍세기 기자
  • 승인 2018.10.24 15:36
  • 댓글 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분양전환 개선 및 문재인 대통령 약속 이행 촉구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청와대 앞 1인시위…절박한 심경에 전국에서 올라와 진행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청약할 때 소득 기준을 조건의 하나로 했으면서 시세대로 분양전환 한다는 것은 돈 없으면 나가라는 뜻 아닌가요?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추진 된 10년 공공임대가 서민의 주거안정을 해치고 있습니다”

전국 LH 중소형 10년 공공임대연합회(연합회)가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무주택 서민의 생존권 보장과 10년 공공임대의 폐단, 적폐성을 알려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 이행 촉구하는 풍선집회를 열었다. 

앞서 이들은 지난 5월 13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7월과 8월 각각 2, 3차 집회를 연 바 있으며, 청와대 앞 1인 시위를 1년째 지속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지난 13일 진행된 4차 풍선집회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연합회
지난 13일 진행된 4차 풍선집회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연합회

거리로 나온 10년 공공임대 임차인들

이날 집회에서 임차인들은 LH공사의 10년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민간 10년 공공임대주택도 확정분양 가격을 건설원가와 적정이윤으로 산정한다”며 “하지만 LH공사는 분양전환 가격을 분양전환 시점의 감정평가액으로 책정해 높은 가격에 분양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0년 공공임대의 분양전환가 산정기준은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에서 ‘분양전환 당시의 감정가액을 초과할 수 없다’는 상한선만 주어진 상황으로 이 기준에 따라 민간건설사가 공급한 10년 공공임대는 대부분 건설원가에서 적정이윤을 가산한 ‘확정분양가’로 분양전환을 했다.

반면 LH공사는 감정가액 이하에서 적정이윤을 챙기는 계약조항을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한선인 ‘분양전환 당시의 감정가액으로 정하겠다’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판교지구의 10년 공공임대가 내년부터 최초로 분양전환 되면 59m2(24평형)가 7억 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들은 “주변 시세의 90% 수준으로 LH공사가 천문학적인 폭리를 취하고 있다. LH공사는 감정가액으로 분양전환 가격을 산정해 3조원이 넘는 폭리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LH공사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건설원가, 대출이자, 재산세까지 모두 부담한 입주민이 쫓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공공임대 입주민은 “감정평가액으로 책정된다면 집 나가라는 얘기다. 현재 국토부는 임대기간 연장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뒤로 미루는 조치일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또 LH공사의 이런 결정은 민간건설사에도 영향을 미쳐, 판교지구 민간 10년 공공임대도 상한선인 감정가액으로 분양전환을 진행되면서 공공택지를 가지고 서민들에게 땅 장사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국토부에서는 10년 공공임대의 경우 사업의 장기성 때문에 임대사업자의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 감정가액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이미 민간 건설사의 확정분양가 사례로도 충분한 사업이윤을 얻을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령 연합회장은 “분양전환되는 공공임대는 국민임대와는 달리, 공공분양의 성격이 강하다”며 “최초로 분양전환되는 LH공사의 판교지구의 중소형 10년 공공임대는 대부분 59m2(24평형)로 이 주택의 건설원가는 약 1억7700만원이다. 이중 5700만원은 입주민이 보증금으로 부담했고, 1억2000만 원은 기금 대출을 받았다. 분양주택도 입주민이 가진 돈 납입하고 대출을 받아 분양받는 것과 동일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공공임대의 기금 대출은 분양전환 후, 그 원금도 입주민이 갚아야 할 돈이고 10년 동안의 대출이자도 입주민이 임대료에 포함시켜 납입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재산세와 종토세까지도 임대료로 납입해왔는데, 59m2를 기준으로 10년간 약 6000만 원을 지불해왔다”며 “5년 공공임대 임대료에는 없었던, 재산세, 종토세를 10년 공공임대 임대료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우리는 혜택을 받은 적도 없고, 혜택을 원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모든 비용을 부담한 입주민이 또 다시 LH공사의 ‘적정이윤’까지 챙겨주겠다는 것인데, LH공사는 우리를 내쫓고 천문학적인 폭리를 누리겠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1년째 지속된 청와대 앞 1인 시위

분양전환 시기가 다가오면서 임차인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청와대 앞 1인 시위는 전국의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 임차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결과다. 

김동령 연합회장은 “혹한의 추위가 시작될 무렵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바쁜 와중에서 전국에서 차례차례 올라와 분양전환가 개선을 요구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에서 올라온 1인시위자는 “법개정을 간절히 원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착한 분양가를 위해 법을 개정 해야 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무엇이 되었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참여해 달라”고 호소했다. 

판교 봇들3단지에 사는 1인 시위자는 “문재인 대통령님 공약하신 분양상한가 적용법 꼭 개정 해 달라. 오늘도 그 약속을 지켜지리라 생각하면서 간절하게 빌어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교 공공임대 입주민은 1인시위를 하며 “민주당이 만든 제도 민주당이 해결하라.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공약 했다”며 민주당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했다. 

이들 입주민들의 1인시위는 지난 1월 6일부터 매일같이 릴레이로 진행되고 있다. 

전국에서 올라와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민들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연합회 카페
전국에서 올라와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민들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연합회 카페

한편,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도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서 국토부와 LH공사의 ‘10년 공공임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11일 “판교신도시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LH공사가 토지수용권, 토지용도변경권, 독점개발권 등 3대 특권을 통해 조성한 서민특별시”라고 강조하곤 “그런데 3대 특권을 국민주거안정의 실현을 위해 사용해야 할 LH공사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부분 집없는 신세인 임대주택 세입자들에게 막대한 분양전환가격을 요구하고 이들을 거리에 나앉도록해서 되겠냐”며 비판했다.

18일 국정감사에서도 정 대표는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세입자들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제도개선도 요구하면서 “정부가 10년 전 분양전환주택 제도를 도입한 취지는 무주택 서민들이 일단 임대로 주택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자가 소유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상한제 등이 폐지된 후 2015년부터 집값이 폭등해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세입자들이 큰 피해자가 됐다”고 지적하곤 “국토교통부가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 분양전환가 산정방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제도개선을 하더라도 기존에 계약한 사람까지 소급 적용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부정적 입장을 표했고, 정 대표는 “정부의 주거정책 목적은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갖게 해주고, 자가보유율을 올려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그는 “정부가 부동산 가격 폭등과 주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5년 분양전환 임대주택과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 정책에서 불공평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07년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만든 건설사로부터 LH가 아파트를 매수하고 이를 임대하기 시작했다”면서 “미분양 아파트를 만든 건설사의 피해는 LH가 줄여주고, 임대 아파트를 민간 SPC에 판매하면서 LH의 부채는 줄이고 서민들에게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꺾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상우 LH공사 사장은 “지적받은 문제에 대해 공감하는 바이며 복잡한 법률관계 있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입주자 입장에서 역지사지 자세로 분양전환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겠다”고 답변했다. 

또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사장도 정동영 대표의 금융지원 대책 마련 요구에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세입자들을 위한 기금대출 상품 등의 금융지원 대책 마련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