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사회학/후지타 나오야/선정우 옮김/요다/148×210mm/376쪽/1만6000원

ⓒ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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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저자 후지타 나오야는 대중문화에서 드러나는 좀비 현상을 분석하면 인간과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다양한 영역에서 확산되는 좀비물은 일종의 사회적 현상이며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의미하고 있다. ‘좀비 사회학’은 그렇게 탄생했다. 

나오야는 현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리퀴드 모더니티’ 개념을 빌려 좀비 현상을 설명한다. 바우만은 근대 이후의 사회를 포스트 모던이 아닌 ‘리퀴드 모던’이라고 명명했다. 모던과 모던 이후의 사회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액체처럼 유동적인 상태라는 것이다. 

좀비는 즉, 노동환경‧커뮤니티‧인간관이 액체화되고 무너지는 시대의 상징이다. 그 상징으로부터 과거의 ‘확고한 것’들을 빼앗기게 된다는 공포감이 생겨난다. 좀비에는 이처럼 복합적인 시대의 불안이 투영된다. 

저자는 현실 사회에서 품는 분노, 악의, 증오가 좀비에 전가되고 있다는 데에까지 자신의 개념을 밀어붙인다. 나오야가 해석한 세계에서 현대인은 좀비 문화를 통해 감정과 충동을 다스린다. 유사 폭력과 유사 죽음을 경험하며 사회적 안정을 취한다. 

그에게 있어 우리 모두는 좀비다. 따라서 리퀴드 모던사회에서 좀비가 형성된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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