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자유한국당은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DMZ 방문에 대해 화력을 집중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비서실장이면 대통령 부재중에 청와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통령 귀국 후에 위원장으로서 장·차관, 국정원장 데려가 폼을 잡더라도 잡아야 한다”고 임 실장의 DMZ 방문과 관련해 포문을 열었다.

같은당 성일종 의원도 임 실장의 DMZ 방문과 관련해 공개된 영상에서 DMZ 통문 번호가 공개된 것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청와대는 아무 할 얘기가 없다. 청와대는 보도준칙을 내면서 통문을 찍지 말라고 기자들한테 요청했다”며 “청와대가 이렇게 법을 안 지켜도 되나. 이런 정도 되면 군사법정에 서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무소속 손금주 의원은 “지금 남북관계나 경협문제가 굉장히 중요한 이슈인데 그 이슈가 선글라스 문제로 덮혀 버렸다”며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선글라스 문제로 더 이상 국감에서 주요이슈가 돼선 안 되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실장은 “비서실장이 장관들 대동하고 갔다는 표현은 적절한 설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저희들로서는 남북합의 중에 가장 보람 있는 사업현장을 찾은 게 유해발굴사업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해발굴사업은) 저희뿐 아니라 미국, UN참전국도 다 관심을 갖고 있고, 내년 본격화될 사업인데, 사전 지뢰제거를 해야 하는 위험성도 있어 제일 좋은 장소라고 정해 위원회에서 갔다”며 “오해를 받게 된 데 대해서는 억울해하기보다는 이 자리가 갖는 무거움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DMZ 방문 당시 선글라스 착용과 관련해서는 “제가 햇볕에 눈을 잘 뜨지 못한다”며 “많이 약한데, 작년 국군의 날부터 UAE갔을 때, 현충일 행사 때도 이동할 때 끼고 했는데 이번에는 오해를 받게 됐다. 더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답했다.

통문 번호 노출에 대해서는 “저희들 불찰이 분명히 있었다. 변명하기 어렵다”며 “언론사 지적을 받고 국방부에 문의해보니 이것이 군사기밀에 속하는 사항은 아니나, 군사훈련상 비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서 수정하고 그 부분에 대해 사과드렸다. 이 자리에서 다시 사과 말씀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정수석 불출석·조명균 해임 건의·탁현민 거취 문제도

이와 함께 이날 국감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 관례에 대한 지적도 다시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조국 민정수석은 지금 사법부 불신에 대해 본인 당사자도 특별재판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고, 각급 장관 인사추천에 인사검증이 잘못된 책임자로서 여기 와서 정확한 답변을 해야 한다”며 “최소한 본인이 안 나오더라도 민정비서관이라도 이 자리에 보내야 된다. 조 수석이 문 대통령하고 동급으로 노는 사람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에 임 실장은 “의원님께서 더 국회의 오랜 관행을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며 “국회가 오랫동안 이 관행을 가져온 데에는 부당한 측면도 있을 수 있지만, 또 한편 그럴 만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온 과정도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이런 관행을 바꾸자면 국회 내에서 운영위 룰로 어떤 게 좋은지 논의를 해달라”며 “여야가 바뀔 때마다 반복되는 풍경으로 알고 있다. 저희들도 국회가 오랫동안 운영위 운영에서 이렇게 해온 점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한 임 실장은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의 냉면 발언 등을 언급하며 조명균 통일부 장관의 경질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김 원내대표의 질의에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현재 시점에서 통일부 장관이 말씀하신 그런 정도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일을 했느냐는 좀 더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자유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임 실장이 ‘첫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고 언급한 바 있는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여성계만 반발하는 게 아니다. 이건 공직기강이고, 청와대라는 곳에 공무원으로 있기 때문”이라며 “마무리 좀 하라. 어떻게 하겠나. 말씀하신 걸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임 실장은 “탁 행정관 본인은 사실 늘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하는 분”이라며 “진즉 본인 할 일은 어지간히 했고, 학교로 돌아갔으면 했는데 제가 붙들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저는 계속 탁 행정관을 조금 더 고생해달라고 만류하는 입장이고, 지금도 탁 행정관은 좀 더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과정에 있다”며 “적어도 이때까지는 좀 있어달라고 했다. 조금 더 있어 달라고 만류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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