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업황부진 속 3분기 실적 악화, 경영 과제 산적
허수영 부회장 소송사기·뇌물혐의 항소심, 경영부담 가중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뉴시스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신동빈 회장의 ‘뉴롯데’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최근 실적부진과 경영인 벌률 리스크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탄탄한 실적을 근거로 롯데그룹의 캐시카우로서 기대를 모으며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복귀 후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확대도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당장의 현실은 석유화학 업종 불황에 막혀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게다가 신 회장의 ‘최순실 국정농단’ 재판으로 구속 중 공백을 메웠던 허수영 롯데케미칼 부회장(화학BU장)의 비리혐의와 관련한 법정공방이 이어지면서 경영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빼앗긴 1위, 실적부진 빛바랜 뉴롯데 중심축

당장 부진한 실적이 고민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케미칼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036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4.3% 감소했다. 매출액은 4조2476억원으로 6.5%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4587억원으로 27.3%나 줄었다.

이는 시장 기대치에도 못미친 성적이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치)는 5769억원으로 조사됐다.

지난 3년간 호황기를 누린 석유화학 업황이 올해 하락기에 접어든 데다 3분기에는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에 더해 유가강세까지 더해지면서 실적하락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경쟁업체 LG화학과 선두경쟁에서 밀린 것은 물론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 등 비화학 부문에서 선전하면서 올해 3분기 롯데케미칼보다 1000억원정도 많은 60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실상 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지난해 같은기간 롯데케미칼이 LG화학과 영업이익에서 1015억원 차이로 앞서며 1위 자리를 지켰던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순수화학사업에 집중한 롯데케미칼로서는 업황 부진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전망도 어둡다. 국제유가 상승과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줄어든 수요, 울산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 미국 에탄분해시설(ECC) 등 글로벌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 확대 등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실질적 리더로 볼 수 있는 허수영 부회장의 경영자 리스크도 큰 과제 중 하나다. 롯데그룹의 맏형이자 롯데케미칼의 실질적 리더인 허수영 부회장이 비리 혐의와 관련한 법적 공방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뼈아픈 대목이다.

리더의 끝나지 않은 ‘조세포탈‧뇌물’ 비리 재판

앞서 허 부회장은 소송사기를 통해 200억원대 세금을 부당하게 돌려받았다는 조세포탈 혐의, 국세청 출신 세무법인 T사 대표 김모씨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2500만원을 건넨 제3자 뇌물교부, 협력업체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한 뇌물수수와 이에 따른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림 1심에서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판결을 받았지만 뇌물교부와 배임수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바 있다.

이후 검찰의 항소로 2심이 진행되는 중이다. 지난달 24일 서울고등법원 제1형사부 허 부회장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상 조세포탈 등의 혐의에 대한 4차 공판이 진행됐다. 현재 항소심에서는 무죄판단이 내려진 조세포탈 혐의는 물론 거래업체로부터 여행경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수수한 배임 수재 혐의 등에 대한 검찰과 허 부회장 측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허 부회장은 기존 무죄판단을 받은 조세포탈 혐의는 물론 유죄가 인정된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적극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부회장이 패소할 경우 롯데케미칼은 물론 롯데그룹의 ‘뉴롯데’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조세포탈 혐의의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법률’에 적용돼 유죄가 선고되면 취업제한 규제가 적용돼 기업 경영 참여가 힘들어진다.

허 부회장은 글로벌 프로젝트 사업 등 롯데케미칼 장기 경영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허 부회장과 김교현 사장, 신동빈 회장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신 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자리를 비웠을 당시 허 부회장을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가 유지돼왔다. 신 회장이 구속에서 풀려나 경영에 복귀했지만 그동안 롯데그룹 화학부문 전반을 이끌어 왔던 허 부회장의 공백은 롯데케미칼 경영 전략상에도 뼈아플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재판이 지속되면서 허 부회장에 대한 범죄 혐의가 조명 받는 것 또한 기업 신뢰경영 행보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롯데케미칼 측은 허 부회장의 혐의와 재판에 대해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허 부회장의) 재판과 관련해서는 잘 알지도 못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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