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지현 기자】 20세기 말,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관찰되는 전체주의의 전조를 분석해 새로운 형태의 파시즘이 등장하리라는 전망을 제시한 사회과학 명저 <친절한 파시즘>(1980)의 한국어판이 처음으로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정부 관료 출신의 정치학자인 버트럼 그로스(1912~1997)는 이 책을 통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거대기업과 거대 정부가 점점 더 강하게 결탁하며 등장할 이른바 ‘친절한 파시즘’이 조용히, 교묘하게 시민적 자유와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 연방 정부 관료로도 일한 바 있어 정책과 학문에 두루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0년에 초판이 출간된 이 책은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날 파시즘적 경향을 도발적이며 독창적으로 분석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16년 말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위협이 도래할 미래를 정확히 예견한 분석으로 재조명된 바 있다.

노엄 촘스키, 마이클 무어 등 여러 진보 지식인들은 미국이 국제정치 무대에서 도발할 때 마다 이 책과 “친절한 파시즘”이라는 용어를 소환했다.

1부에서는 ‘친절한 파시즘의 뿌리’에서는 양차 세계대전과 전간기 이탈리아, 독일, 일본의 파시즘 양상을 살핀 뒤 제2차 세계대전 후 수습 과정에서 형성된 ‘자유세계’ 기득권의 속성을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2부에서는 ‘친절한 파시즘이라는 유령’에서는 기득권이 다양한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이 상술된다. 3부에서는 ‘진정한 민주주의’에서는 가속화되는 억압적 정치 상황에 대한 몇가지 주된 반응의 비합리성을 지적하고, 이미 존재하는 여러 저항 행동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강화할 대안 논리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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