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회사 흑자전환 성공시키며 승진했지만
라오스 댐 붕괴사고 책임론 정·재계서 나와
SK그룹 연말 임원 인사에 업계 이목 쏠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뉴시스
조기행 SK건설 부회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SK그룹 연말 임원인사를 앞두고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의 거취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후 양호한 실적으로 순항을 하는 듯 보였지만 그 동안의 실적을 뒤엎을 큰 사고가 지난 7월 발생했다. 바로 라오스 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 따라서 이에 대한 책임론이 정·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의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말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성과주의 기조 아래 SK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들이 대부분 유임했다. 올해도 실적이 나쁘지 않은 만큼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SK건설을 이끌고 있는 조기행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선 명확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 않다. 

앞서 지난 2012년 3월 SK건설 공동대표직을 맡으며 CEO 자리에 오른 조기행 부회장은 저가수주로 인한 적자에 허덕이던 SK건설을 곧바로 흑자전환에 성공시키며 안착했다. 

이후에도 양호한 실적으로 SK건설을 이끌었고,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도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2021년까지로 늘려놨다.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2.2% 증가한 3조3022억원, 영업이익은 71.7% 증가한 1572억원을 기록했다. 또 신규 해외수주액도 전년 동기대비 28.8%가 증가했다.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순조로운 길을 걷던 조기행 부회장의 발목을 잡은 것은 라오스에서 짓던 댐이다. 지난 7월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보조 댐이 붕괴되면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사고 직후 SK건설은 도로 복구 및 목교 보수와 이재민 임시숙소를 조성하는 등 구호활동에 적극 나섰다. 사고의 중요성을 인지한 듯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주한 라오스대사관을 방문해 구호금 1000만 달러를 기탁하는 등 그룹 차원에서도 사태 해결에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댐 붕괴가 부실시공에 따른 사고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기행 부회장의 책임론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특히, 조기 담수에 따른 인센티브 수령을 위해 설계변경을 감수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 되고 있다. 

국정감사 기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설계변경까지 감수하면서 이윤을 챙기려는 SK건설의 과도한 욕심, 법 절차를 무시하고 서둘러 차관을 집행한 박근혜 정부가 낳은 총체적 인재”라고 라오스 댐 붕괴사고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담수 보너스 2000만 달러 수령에 집착해서 늦은 착공에도 조기에 담수를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SK건설이 라오스 댐 프로젝트 조기 완공시 별도 인센티브를 지급 받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다. 

이에 SK건설 측은 부실시공이 아닌 폭우로 인한 ‘범람’을 댐 붕괴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조기행 부회장은 “라오스 댐은 주주사로서 앞으로 27년 동안 운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실시공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부실시공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끔찍한 사고인 만큼 인재로 판명된다면 조기행 부회장의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어 라오스 댐 붕괴 사고로 인한 기업 이미지 훼손은 큰 타격이다. 지난 2월 최태원 회장은 “기업들이 혁신적, 효율적 방법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 공헌에 대해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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