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12일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장우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 부총리에게 “국가가 유아교육을 책임지지 못할 때, 사립유치원들이 상당부분 유아교육 발전에 기여한 것이 사실”이라며 “사립유치원을 하는 분들은 다 적폐집단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이 의원은 유 부총리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등 관계자들과 국정감사 이후 간담회를 한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직접 만나봐야 한다. 이렇게 사회적 이슈가 돼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집단으로 몰면 그동안 국가 교육을 위해 헌신한 분들은 피눈물을 흘릴 것 아닌가”라면서 “사립 유치원들의 여러 어려움도 사회부총리가 감안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질타했다.

이에 유 부총리는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로 몬 적이 없다”며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관련 부서에서는 계속 만나고 의견도 듣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간담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지금 한유총으로 대표되는 사립유치원이 사립유치원 전체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종합대책으로 발표한 정부대책에 수용하고 함께하고자 노력하는 사립유치원들도 있다. 사립유치원이 지금 모두 다 말한 것처럼 그렇게 적대시 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유 부총리의 답변에 이 의원은 “정책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니까 불통정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가”라며 “부족한 정부가 잘못한 걸 (사립유치원에) 일단 몰아가기 전에 정부가 제도를 먼저 고쳐야 할 것 아닌가.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재차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정부 정책이) 일방적이지 않다”며 “정부도 책임이 있지만 사립유치원의 회계의 부적절함이 합리화될 수는 없다. 잘못된 것은 사립유치원에서도 잘못한 걸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사립유치원 원장 중에서 건강하게 운영하고 아이들 교육에 헌신하는 존경받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지금 그런 분들까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책을 세밀하게 가다듬어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하는 것도 정부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 부총리는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 의원은 “지금 현장에 듣는 얘기는 그래 보이지 않다”고 거듭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이에 대해 “현장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 한쪽 의견만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 부총리는 사립유치원들이 부적절한 회계사용에 대해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와 관련해 국가 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 사용 등 정부 정책에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에 이 의원은 “그렇게 일방적으로 몰아가지 말고 간담회에서 함께 논의하면서 사회적인 합의를 해가면서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거지, 어떻게 정부가 일방적으로 독선적으로 정책을 운영하느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과 유 부총리의 설전 이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유 부총리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장제원 의원은 유 부총리를 향해 “단호함과 공격적인 것을 잘 구별했으면 좋겠다”며 “의원들 질문에 너무 공격적으로 (답변)하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유 부총리에게 주의를 줄 것을 안상수 예결위원장에게 요청했다.

이장우 의원도 다시 의사진행발언을 요청해 “국민을 대표해서 하는 여러 발언에 대해 임명직인 장관이 답변태도가 그렇게 공격적으로 나오는 건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현 정부가 이렇게 독선적이고 일방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게 바로 저런 국무위원들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자유한국당의 공세에 여당은 유 부총리의 답변에 문제가 없다며 방어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앞서) 서로 최소한의 기본적인 인격을 갖춰가면서 논의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 드린 바 있다”며 “그런데 오늘 같은 경우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마치 부총리가 죄인인 것처럼 공격을 당하는 상황에서 부총리는 응당 충실하게 답변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국회의원이 국민의 대표로서 국무위원들에게 질의하고 잘못한 것에 대해 질책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국무위원들도 당연히 받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국무위원들이 답변할 때 답변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고 의원이 고함을 지르며 진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유 부총리를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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