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일방적으로 숙소 정해…제대로 된 휴식 여건 보장해 달라”
대한항공 “호텔 측에 위생 점검 및 경비 등 보안 강화 요구한 상태”

ⓒ블라인드 캡쳐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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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뉴욕에 체류할 때 이용하는 호텔이 위생과 보안에 문제가 있어 승무원들이 불안감에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장거리 안전운행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직장인 익명 어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대한항공 뉴욕 체류호텔의 수준’이라는 제목의 글이 대한항공 직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대한항공은 현재 뉴욕 A호텔에서 체류중”이라며 “서구권에서는 불길한 숫자라 기피하는 13층에 승무원 전용층으로 계약해 리모델링하는 조건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과거 같은 A호텔 묵었던 시절, 쥐, 바퀴벌레 그리고 시체까지 나온 건으로 문제가 많았으나 회사측은 일방적으로 다시 A호텔로 추진하고 직원들의 여론조사 또한 하지 않은 채 호텔을 선정해버렸다”며 “노무·노조 대의원들의 답사결과는 무조건 A호텔이 좋다는 의견으로 만장일치 돼 최종 결재를 받아 변경돼 현재 약 두 달 넘게 체류 중”이라고 소개했다. 

작성자가 올린 호텔의 실태는 다소 충격적이다.  그는 뉴욕 A호텔이 리모델링 후 운항 및 객실 승무원들은 공사 후 페인트 냄새와 제대로 리모델링이 완료되지 않은 열악한 룸컨디션에서 체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지속적으로 회사에 바퀴벌레와 쥐가 나온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회사측으로부터 묵살 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마약에 취한 노숙자까지 승무원 전용층에 무단 침입해 복도에서 자고 있는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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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블라인드 캡처

작성자는 “특급호텔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안전하고 청결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바랄 뿐”이라며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운항 객실 승무원들이 제대로 된 휴식 여건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더 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장담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글을 본 대한항공 직원들도 “비행 준비해야할 시간에 체류시 준비할 수건, 담요, 침낭 챙기느라 더 바쁜 현실”, “약간의 오버나 과장도 없다. 정신적으로 불안감 스트레스 말로 못한다” 등 작성자의 글에 동의하는 댓글을 달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호텔에 쥐가 발견된 것은 맞지만 직원들이 사용하는 13층에서 발견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호텔에 나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호텔 측에 위생점검을 요구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호텔 측에 위생 관련 개선 대책과 야간 시간대 승무원 전용층에 대한 추가 경비인력 투입 등 보안 강화를 강력 요구하고 있으며, 현재 대한항공 전용층 전체 객실에 대해 전문위생업체 점검 및 해충·유해동물 유입 방지를 위한 보수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 그는 “노숙자 얘기도 과장이 섞였다. 만취한 사람은 노숙자가 아닌 동 호텔 투숙객으로 확인됐다”고 전하며 “현재 호텔 측에 위생 문제를 비롯해 야간 13층 경비와 관련된 보안 강화를 요구한 상황이다. 개선이 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두 달 정도 호텔을 이용하고 있지만, 뉴욕은 다른 곳의 최소 3배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하다. 또 공항과의 거리를 비롯해 장기간 단체로 계약하는 것도 어려운 곳이다. 회사는 이전 호텔에 대한 승무원들의 변경 요구에 따라 노조와 함께 수 차례 실사, 협의 등 공정한 절차를 거쳐 현재 호텔을 선정했으나,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향후 계약 변경도 추가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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