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뉴시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4분기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삼성중공업이, 하도급 갑질로 인한 공정위 직권조사에 이어 하청업체 직원이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연이은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적자 폭을 확대하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2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2분기에 100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적자 폭이 확대됐다. 

적자 뿐만이 아니다. 지난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11월 초 삼성중공업 거제도 본사에 기업거래정책국 직원 10여명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삼성중공업이 협력사에 하도급 대금 단가를 부당하게 인하하고 서면 미발부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를 잡고 조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공정위가 지난 10월 한달 간 조사한 직후 진행된 직권조사다. 

앞서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결과 납품단가 인하, 기술탈취 등 복수의 혐의에 대한 증거를 상당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현대중공업과 함께 조선업계 ‘빅3’로 불리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조사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업계의 고질적인 불공정 관행을 제대로 조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공정위 직권조사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에 빠졌다. 

지난 13일 삼성중공업의 사내협력업체 직원 차모(47)씨가 이날 오전 8시경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사망했다. 

현재까지 차씨가 어떤 이유로 쓰러져 사망에 이르게 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쓰러진 상황에서 발견된 차씨의 몸에서는 골절 등의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근무 중 낙상 등의 안전관리 소홀로 사망원인이 밝혀진다면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조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 될 수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 중대재해 보고’ 자료에서 6명이 산재로 숨지는 등 여타 업체들보다 많은 수의 근로자가 매년 현장에서 숨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어 안전관리 소홀이라는 질책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1일에는 타워크레인이 붕괴해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 당하는 최악의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또 이 사고를 목격한 수백명의 직원들이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전화에서 공정위의 직권조사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을 조사하면서 조선업계 전반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공정위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3일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서는 “경찰이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우리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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