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주식 9% 매입
적극적 경영개입 가능성 높아
재판 앞둔 조양호 회장 이중고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지분 9%를 매입하고 2대주주에 등극하면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뉴시스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의 지분 9%를 매입하고 2대주주에 등극하면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국내사모펀드 KDGI가 한진칼의 지분을 매입하고 2대 주주로 부상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30% 미만에 불과한 만큼 회사의 의사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주식의 9% 규모인 532만2666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그레이스홀딩스는 국내사모펀드 KCGI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다. 

KCGI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의 약자다. 이른바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며 지배구조가 취약한 회사의 지분을 매입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LK파트너스 출신 강성부 대표가 설립해 ‘강성부 펀드’라고 불린다. 

업계에서는 KCGI의 한진칼 주식 매입으로 조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경영의 정점에 서있는 지주회사로 지난 2013년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적분할 방식으로 설립됐다. 한진칼은 한진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 30%, 진에어 60%, 칼호텔네트워크 100% 등을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지분 17.84%를 포함한 조현아 2.31%. 조원태 2.30%. 조현민 2.30% 등 다른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모두 합쳐도 28.95%에 불과하다. 반면 소액주주 지분율을 58.38%나 된다. 한진칼은 조 회장 일가의 낮은 영향력으로 주주행동주의 공격에 대한 우려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더욱이 조 회장은 이번 달 말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앞두고 있어 결과에 따라 대한항공과 진에어의 경영권에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적대적 M&A가 아닌데도 지분율이 상당해 자연스레 표대결과 임원진 교체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된다”며 “특별결의인 이사해임은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감사선임은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KCGI의 적극적 경영참여에 무게를 실었다. 

실제로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의 공시를 통해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성부 KCGI 대표는 “공시에 나간 것처럼 상장사(한진칼)이고 민감한 이슈다. 투자자 보호, 공시 등의 여러 이유가 있는 만큼 나중에 공식적으로 공지할 것”이라며 추후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구체적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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