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정치 복귀한 홍준표, 막말은 과연
당분간 페이스북 정치로 예의주시할 듯
조직력 없는 홍준표, 인지도만으로 쉽지 않아
전당대회 대신 재보선 등 현실적 방안 모색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9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9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20일 현실정치 복귀를 선언했다. 그간 페이스북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홍 전 대표가 현실정치 복귀를 알리면서 홍 전 대표의 정치적 파장은 커다란 동심원을 그리며 자유한국당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홍 전 대표의 현실정치 복귀에 따른 셈법으로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 홍 전 대표의 복귀로 인한 파장은 향후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평가 있다. 계파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에도 소장파로서 자신의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할 말은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상당한 지지층을 확보했다. 그런 홍 전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정치적 파장에 비껴갈 수 있었던 것은 성완종 리스트 논란의 소송 당사자였다는 점 때문이다. 해당 소송 때문에 정치에는 전면으로 나서지 못했고,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탄핵에서 한발 비껴갔다. 그것이 자산이 되면서 대선 주자 반열에 올랐고, 대선을 치르면서 당 대표까지 역임했다. 하지만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대표직을 사퇴하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홍준표의 도전

홍 전 대표는 그야말로 정치적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홍발정’을 비롯해 각종 막말로 도마 위에 오른 인물이다. 가장 최근 막말은 고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사망과 관련해 “그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잘못을 했으면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지,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서 자살을 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회피에 불과하다”고 페이스북에 올려 논란이 된 것이다. 이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가 자유한국당 때문이 아니라 홍 전 대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홍 전 대표의 워낙 거친 입담 때문에 지지층이 등을 돌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미국으로 떠났지만, 곧바로 귀국해서는 이른바 ‘페이스북 정치’를 이어나갔다. 이런 이유로 홍 전 대표가 과연 정치를 떠났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는 인사들도 많이 있었다. 그런 홍 전 대표가 20일 현실정치에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당분간 정치일선에 나설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인 직책을 받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연 홍 전 대표가 앞으로 어떤 정치 행보를 이어갈지에 대한 궁금증이 정치권을 지배하고 있다. 기존처럼 계속 페이스북 정치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지지세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9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지지자에게 둘러싸여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 9월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두 달간의 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취재진과 지지자에게 둘러싸여 있다. ⓒ뉴시스

홍준표의 현실

홍 전 대표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그가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력한 당 대표 후보군 중 하나인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미 홍 전 대표는 미국으로 떠날 때에도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쏟아내는 등 전당대회 출마는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물론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인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또한 홍 전 대표가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과연 보수야당을 재건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더욱이 당 대표 시절 사당화 논란도 있었기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당 대표 출마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높다. 홍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도전한다고 당 대표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홍 전 대표의 가장 큰 강점은 ‘인지도’다.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탔으며, 대권 도전과 당 대표를 역임한 인물이기 때문에 인지도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인지도에 비하면 조직력은 열세다. 친박도 비박도 아니며, 자신만의 세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완전국민경선제로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는 이상, 인지도만으로 선거에 뛰어들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곧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서 당협위원장 교체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내 조직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 틈을 노린다면 홍 전 대표로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홍준표의 미래

여기에 친박·비박의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경우, 홍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넓혀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충분히 정치적 입지를 넓혀간다면 차기 당 대표가 단순한 꿈은 아닐 수도 있다. 따라서 홍 전 대표는 현재 당내 계파 갈등과 당협위원장 교체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또한 오는 12월 예고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누가 원내대표에 앉느냐에 따라 정치적 도박의 가능성은 열려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홍 전 대표의 정치문(門)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거꾸로 홍 전 대표의 현실정치 복귀는 친박이나 비박을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선거 참패로 뒤로 물러났던 인물이라도 대선 주자와 당 대표까지 했던 인물이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감도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홍 전 대표의 막말 논란이 정치적 파급력을 꾀한다는 점에서 당 안팎의 근심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는 정치적 도박임과 동시에 정치적 무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주자와 당 대표까지 했던 인물이 전당대회에서 참패한다면 정치적 입지가 좁아지게 되고, 정치적 재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전당대회 출마보다는 내년 4월 재보선을 노릴 가능성도 있다. 전당대회는 큰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홍 전 대표의 정치적 도박에 따라 향후 자유한국당의 입지가 바뀌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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