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고영한 전 대법관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고 전 대법관에게 23일 오전 9시 30분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고 고 전 대법관은 이날 오전 9시 10분경 검찰에 출석했다.

고 전 대법관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다. 누구보다도 이 순간에도 옳은 판결과 바른 재판을 위해 애쓰는 후배 법관들을 포함해 법원 구성원께 송구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하루빨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한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자신의 전임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장과 공모해 부산 법조비리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문모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자신에게 향응과 접대를 제공한 건설업자 정모씨의 재판 관련 정보를 유출하려 한다는 의혹이 일자 법원행정처가 이를 감사 및 징계 관련 조치 없이 무마하려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고 전 대법관은 당시 윤인태 부산고법원장에게 전화해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기일을 미루도록 요청했고 윤 원장은 담당 판사에게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 전 대법관은 법원행정처장 임명 전인 2014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 정지 사건의 주심을 맡아 사건 심리를 고용노동부에 유리하도록 진행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고 전 대법관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줬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이 밖에도 고 전 대법관은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행정소송 관여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자료 수집 ▲헌재소장 관련 동향 수집 및 비난 기사 대필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방안 마련 ▲상고법원 반대 판사 부당사찰 ▲정운호 게이트 관련 영장 및 수사정보 수집 등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을 상대로 부산 법조비리 무마 의혹 및 전교조 재판개입 등 혐의 전반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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