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11시간만에 진압
인터넷·카드 불능 등 피해, 업계 대책마련 분주
황창규 KT 회장 “신속한 보상 방안 마련할 것”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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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가 하루만에 간신히 진압됐지만 IPTV, 인터넷, 전화, 카드결제 불능 등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에 KT와 정부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조속한 복구와 피해 보상 대책마련에 나섰다.

25일 KT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10분쯤 서울 아현지사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11시간 만인 오후 9시 30분쯤 진화됐다.

화재가 진압됐지만 통신장애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화재가 난 곳 지하에는 16만8000 회선과 광케이블 220세트가 매설돼 있었다. 화재로 통신 설비가 불에 타면서 아현지사 관할인 서울 서대문과 마포, 중구, 용산구, 은평구 등 일대에 유선전화, 휴대전화, 인터넷 등의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한 통신망 장애로 카드결제 등 금융거래 피해로도 이어졌다. 통신망이 가동되지 않으면서 해당지역 KT망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은 카드결제 결제가 안돼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카드사에도 불똥이 떨어졌다. 카드사들은 복구가 오래걸릴 경우를 대비해 상담원을 확충운영하는 등 긴급대처에 나섰다. 문자메시지나 인터넷 홈페이지 및 앱 공지, 상담원 확충 운영 등을 통해 ARS로 결제하는 방식 등을 안내하며 카드결제 장애 문의에 대응하고 있다. 일부 카드사는 밴사와 카드사간 연결망을 KT 외 다른 회사망으로 대체하며 통신장애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카드사 외에도 KT가 주요 주주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또한 한때 네트워크 접속장애가 발생해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KT아현국사 인근에 위치한 시청률 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가 KT아현지점 화재에 따른 통신망 장애로 데이터 산출 작업이 마비돼 각 회원사에 시청률 데이터 제공이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KT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이동전화기지국은 60%, 일반 인터넷(카드결제 포함) 회선은 70%, 기업용 인터넷 회선은 50%를 복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복구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 통신장애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설비 복구 전 임시 우회망을 설치해 통신을 재개하는 임시복구는 이르면 오늘 마무리될 수 있지만 통신 핵심 설비인 광케이블과 전화선이 불에 타면서 전면 교체가 불가피해 완전 복구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와 KT는 빠른 복구와 함께 실질적 보상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과기정통부 대회의실에서 KT 통신구 화재 관련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민원기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오늘 중 통신망 복구를 신속히 완료해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이번 통신장애로 피해를 본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KT는 이날 24시까지 통신망 복구를 완료하기 위해 모든 가용자원을 동원키로 했다. 소상공인 유선망 장애에 대해서는 이날 오전부터 1000대의 무선 라우터를 보급, 영업상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황창규 KT 회장이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개인과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한 신속한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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