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당협위원장 교체·전당대회 등 예고
진박 인적 쇄신 예고에 진박들 고민 깊어지고 있어
진박 중심으로 TK 신당론, 김병준 일침 가해
구심점 거의 없어 쉽지 않은 신당 창당될 듯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자유한국당 분당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26일 공식 석상에서 분당설에 대해 조기 진화를 해야 할 정도로 상당히 시끄럽다. 오는 12월 10일 원내대표 경선, 곧 있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당협위원장 교체,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각 계파별로 사생결단이 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같은 소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국회의원에게 가장 큰 걱정은 자신의 직장을 잃어버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이다. 설사 직장을 잃어버리더라도 나중에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기반도 닦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를 통과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으로 치면 하나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당협위원장은 지역을 관리하는 사람이기에 지역구 국회의원이라면 누구나 당협위원장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특히 전략공천을 하지 않는 이상, 지역구 당원들이 그 지역 선량(善良)을 선출하는 시스템에서 당협위원장 입김은 크다. 두 번째로는 자신의 세력이 원내대표 혹은 당 대표로 선출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내년 2월까지 이 세 가지를 모두 겪게 된다. 12월 10일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내년 2월 전당대회까지 숨 가쁜 일정이 예고돼 있다. 여기서 도태된 인물이나 세력은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사실상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각 계파 별로 현재 당내 눈치 싸움이 상당하다. 가장 가까운 이벤트인 원내대표 경선만 해도 후보 단일화를 위한 물밑 접촉이 상당히 거센 상황이다.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 잇따르는 자유한국당

현재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는 강석호, 김영우, 김학용, 나경원, 유기준 의원 등 5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물밑 싸움은 그야말로 우아한 백조와 같다. 겉은 우아해 보이지만 물밑 속에서는 물장구를 엄청나게 하면서 아등바등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전당대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친박과 비박은 그야말로 눈에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여기에 당협위원장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현실로 다가오는 내용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당 대표를 새로 선출하게 된다면 당협위원장 교체를 사실상 없는 것으로 할 수도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은 사실상 공천권을 받기 힘들다는 문제이기 때문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당협위원장 교체와 관련해 조강특위가 진박, 영남 다선 등 일부 기준을 발표하면서 특히 친박 세력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조강특위 그물에 빠져나온 인물에 대한 당협위원장 교체를 시사하면서 이른바 김 위원장의 정무적 판단에 의한 당협위원장 교체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당내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물론 전당대회라는 기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문제 제기는 하지 않고 있지만, 비대위는 선출직 지도부가 아니기에 정무적 판단으로 당협위원장 교체를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하면 당원들이 비대위에 모든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기에 때문에 정무적 판단으로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분당설과 김병준의 격노

이런 반발이 최근 분당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원내대표 선거가 다가오고 전당대회가 다가오니까 계파 대결구도를 다시 살려 득을 보려고 하는 시도들이 있는 것 같다. 심지어 분당론까지 나오는데 참으로 유감”이라면서 “그런 시도들은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비대위원장으로 온 이유가 그 부분 때문인데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분당설의 진원지는 ‘당협위원장 교체 낙마자들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말이 나오면서다. 친박이 원내대표 경선을 잡지 못하고, 12월 중순 당협위원장 교체 발표에서도 대거 탈락한 이후,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도 당권을 잡지 못한다면 신당을 창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정가에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최근 친박 인사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백서 발간 등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복당파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제기함으로써 분당론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자유한국당의 앞날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당설이 실제 창당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바른정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인사들에 의해 창당된 정당이다. 하지만 결국 자유한국당 복당파와의 갈등 등으로 인해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통해 현재 바른미래당으로 거듭났다. 현재 복당파는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한 이후 친박과의 갈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친박 의원들이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 차기 대선 주자급 인사가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자는 차원에서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도 과연 TK(대구·경북)에서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론 과거 친박연대를 창당한 사례도 있지만, 그때와 지금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차기 대권 주자를 옹립한 상태에서 신당 창당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친박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문제는 황 전 총리가 아직까지 정치적으로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친박은 신당 창당까지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박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굴레는 아직도 덧씌워져 있기에 신당 창당을 통해 새로이 거듭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TK 신당론에 실체가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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