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상황 전달·승객 안내·구호 조치·보상 등 총체적 부실
국토부, 감사원에 감사 청구…국토부 자체 감사도 병행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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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지난 20일 오송역 단전사고로 코레일의 미숙한 사고 대응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코레일은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오송역 단전사고 관련 개선방안 보고’ 문건을 제출하고 사과했다.

문건에 따르면, 코레일은 단전사고 당시 상황 전달과 승객 안내, 구호 조치 등에서 미숙한 대응으로 화를 불렀다.

코레일은 당시 운행 중이던 KTX열차의 전기공급장치인 ‘팬터그래프’와 늘어진 절연 조가선이 접촉되며 단전이 발생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조가선은 전차선을 같은 높이로 수평하게 유지하기 위해 지탱해주는 전선이다.

사고 직후 끊어진 절연 조가선만 복구하면 상황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판단을 내린 코레일은 팬터그래프에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정보전달에 혼선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승객들은 당시 상황이나 복구 예정시각, 출발 예정시각 등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지 못해 불안에 떨었다.

사후 구호 조치 역시 문제점이 지적됐다. 사고 지점에서 KTX 열차에 타고 있던 일부 승객만 하차시키는 등 일관된 대응을 하지 못해 불만을 샀으며, 구호물품 배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 1시간여 뒤에는 KTX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 가운데 3명이 호흡곤란을 일으켜 오송역 부역장 등 직원이 현장으로 출동해 우선 구호 조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열차 지연에 따른 고객 안내와 보상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사고시 여객상황반에서 역·고객센터 단말기와 승무원 휴대폰으로 사고 발생내역과 고객안내 참고사항 등을 전송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매표직원에게만 단말기 공지사항으로 상황을 전송해 대합실 등에 있는 안내직원에게 정보가 즉시 공유되지 않아 제대로 된 안내를 할 수 없었다.

아울러 사고 장소인 오송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코레일 이용자들에게 사고 여파가 미칠 것이라는 것이 예상됐음에도 코레일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코레일톡, 열차 내 영상장치에 제대로 안내되지 않았다.

보상·환불도 1시간 이상 지연됐다. 또 열차에 아직 타지 않은 예약 승객에 대한 지연, 지연 보상금 수령방법, 환불조치 등의 안내도 미흡했다.

이같은 코레일의 미숙한 대응은 국토위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특히, 코레일이 최근 1주일 사이 6건의 열차 관련 사건·사고를 내는 등 안전관리에 허점을 보인 만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영식 사장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무부처의 수장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코레일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장관은 이날 산하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13개 기관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사고 예방이 우선이지만 사고 이후에도 신속한 복구와 안내를 통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여러 사고유형에 대비해 여객안내에 대한 표준화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철도공사의 안전관리 체계와 차량 정비시스템, 고객 대응체계 등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우리부 자체 감사도 병행할 것”이라며 “철도안전관리 시스템을 확실하게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취임 후 첫 현장방문이 철도사고 근로자의 빈소였는데 최근 여섯 차례나 철도사고가 이어지면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생각이 든다”며 코레일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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